2분기 가처분소득 2.8%↓… 외식가격 7.0%↑

2023-10-23 11:08:33 게재

라면 12.9% 빵 11.4%↑… 중동분쟁에 물가는 더 불안

식비지출 비중 높은 저소득층 직격탄 … 실질 대책 시급

가구 소득은 줄어드는데 먹거리 물가는 급등세다. 먹거리 물가 상승은 저소득층에 직격탄이다. 고소득층에 비해 먹거리 지출 비중이 더 높은 탓이다. 소비자가 많이 찾는 라면과 빵, 햄버거, 피자 등 가격은 10% 넘게 올랐다. 국민의 주요 필수재가 된 통신 물가는 올해 들어 9월까지 3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중동사태 장기화로 물가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정부의 실질적 물가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처분가능(가처분)소득은 383만1000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2.8% 줄었다. 고금리로 이자로 나가는 돈이 많았고, 코로나19 당시의 재난지원금도 소진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이자와 세금 등을 뺀 것으로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서민들의 지갑은 얇아진 반면, 먹거리 물가는 7%대 상승세를 보였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대표적인 먹거리 지표로 꼽히는 가공식품·외식의 2분기 물가 상승률은 각각 7.6%, 7.0%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3.2%)의 두배를 넘는다.

가공식품 세부 품목별로 물가 상승률을 보면 잼이 33.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드레싱(32.3%) 치즈(23.0%) 맛살(22.3%) 물엿(20.8%) 어묵(20.6%) 순이었다. 또 라면(12.9%) 발효유(12.6%) 두유(11.6%) 커피(11.5%) 빵(11.4%) 스낵과자(10.7%) 생수(10.1%) 등은 10% 선을 웃돌았다. 우유와 아이스크림도 각각 9.0%, 8.6%로 높은 편이었다.

가공식품 73개 세부 품목 중 70개는 물가 상승률이 플러스(+)다. 처분가능소득이 2.8% 줄었을 때 가공식품 세부 품목의 95.9%는 물가가 오른 것이다.

외식 가격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외식은 세부 품목 39개 모두 물가가 올랐다.

햄버거 물가는 12.3% 올랐고 피자도 11.9% 상승했다. 김밥(9.6%) 삼계탕(9.3%) 라면(외식)(9.2%) 돈가스(9.0%) 떡볶이(8.7%) 소주(외식)(8.3%) 구내식당 식사비(8.2%) 자장면(7.9%) 맥주(외식)(7.6%) 칼국수(7.2%) 냉면(7.1%) 등도 높은 편이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 포털 참가격을 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은 7069원으로 처음 7000원 선을 돌파했다.

향후 물가 상황도 만만치 않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 원료·물류비 부담 가중으로 먹거리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점도 서민 살림살이를 더욱 옥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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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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