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투자자, 미국 회사채 대거 매각

2023-11-14 10:58:07 게재

8월 172억달러 순매도

월가, 흐름 굳어질지 촉각

미국 기업 재무담당자들이 일본 투자자들의 미국 회사채 매도세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큰 흐름의 시작인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지난 8월 172억달러의 미국 회사채를 순매도했다.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고 기록이다. 9월 자료는 미국 현지시각 오는 16일 오후 4시에 공개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 "일본중앙은행이 통화완화정책을 철회할 것이라는 추측이 커지면서 최근 몇달 동안 일본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일본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자국내로 자금을 들여오면서 미국 회사채를 매도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 매체는 "미국 회사채의 최대 매수자 중 하나인 일본 투자자가 자금을 빼면서 글로벌시장 유동성이 줄어들고 변동성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월가에 따르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투자자들의 미국 회사채 수요가 최근 몇달 동안 눈에 띄게 약화됐다"고 전했다.

도이치방크의 유럽·미국 신용전략 책임자인 스티브 카프리오는 "과거 일본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신용스프레드(미국채 수익률-회사채 수익률) 확대를 막아줬다"며 "하지만 일본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면 그같은 흐름이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기업 우량채권에 대한 큰손 투자자들의 수요 감소는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자금조달 비용에 직면한 미국 기업들의 차입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 미국종합지수에 따르면 현재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수익률은 6.07%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2% 미만이었다.

블룸버그는 또 월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은 미국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에도 대거 투자를 하고 있는데, 최근 주요 일본 투자자가 CLO 신규거래 비중을 70% 이상 줄였다"며 "환헤지비용을 고려하면 일본 국내 회사채 투자 매력이 더욱 높아진 데다 달러강세로 보유한 CLO의 엔화환산 가치가 상승해 추가 투자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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