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미 GDP 전망 제각각

2023-11-28 10:56:34 게재

내년 1.1%에서 2.1%까지

'최악 끝났다'엔 공감대

내년 미국의 경제를 두고 주요 은행들의 전망이 엇갈리면서 '컨센서스(의견일치) 없는 게 컨센서스'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2.1%로 예상했는데, 이는 UBS 예상치(1.1%)의 약 2배 수준이다. 모간스탠리는 1.9%,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5%였다.

이같은 차이는 성장전망에 대한 단순한 의견차 이상으로 귀결된다. 골드만삭스는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반면, UBS는 둘 다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감소하고 성장률이 급격히 하락하는, 따라서 연준의 금리정책에 변동이 거의 없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을 점쳤다. 모간스탠리는 반대의 상황을 내다봤다. 경제성장률이 추세치를 크게 밑돌지 않고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는 '깔끔한 디스인플레이션'이다.

이에 따라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를 어떻게 운용할지도 엇갈렸다. 현재 금리수준 유지에서부터 2.75%p 하향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제각각이었다.

경제상황에 대한 비유도 달랐다. 도이체방크는 미국경제가 1970년대로 돌아가고 있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노력하지만 한 부문의 물가를 잡으면 다른 부문의 물가가 올라가는 두더지잡기(whack-a-mole) 놀이가 될 수 있다고 봤다. UBS는 고금리로 경제성장이 둔화된 이후, 신기술이 생산성 향상을 주도하는 '90년대의 귀환'을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과거 수십년과의 비교는 '너무 단순'하기에 투자자를 잘못된 길로 인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은행들 전망에 공통점도 있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는 인식은 비슷했다"며 "모간스탠리의 경제전망 보고서 제목은 '마지막 단계(The last mile)',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어려운 부분은 끝났다(The hard part is over)'였다"고 전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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