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지사, 광주 군공항 이전 불씨 살리나

2023-12-15 10:59:15 게재

3조 무안 발전방안 제시

재원 확보 방안 '불투명'

김영록 전남지사가 3조원 규모 무안 발전방안을 제시하고 광주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무안군 설득에 나섰다. 전남도는 광주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동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나 무안군은 소음피해 등을 우려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13일 열렸던 '무안 군민과의 대화'가 파행됐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14일 무안을 '세계를 잇는 서남권 관문이자 인구 20만명 스마트 공항도시'로 육성하는 3조원 규모 '무안 미래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21개 사업으로 이뤄진 이 계획은 무안국제공항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글로벌 허브 도시를 만들기 위해 미래 신산업과 첨단 농산업, 해양관광과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을 담았다.

먼저 6110억원을 들여 무안국제공항 일원을 동북아 항공·물류허브로 육성한다. 이를 위해 '에어로 첨단 미래도시'를 만들어 군공항 이전에 따른 이주 주민과 군인 등을 위한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마련한다. 또 '항공 국가산단'을 조성해 항공 관련 기업 유치와 함께 물류산업을 연계한 첨단 항공산업 클러스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4661억원을 투자해 태양광 기반 재생에너지 100%(RE100) 특화단지와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특히 목포대학교 화합물반도체센터를 기반으로 '최첨단 화합물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게 된다.

이 밖에도 1조3700억원을 들여 인공지능(AI) 첨단 농산업 융복합지구 등을 조성할 방침이다. 여기에 '농산업 빅데이터 센터'와 '국립첨단농산업 진흥원' 등을 건립해 농업 전주기 스마트화를 선도할 예정이다. 전남도는 무안군과 협의해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고 국비 확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군공항 이전 문제와 무안군 미래 발전을 위한 공식 의견수렴 기구로 가칭 무안발전 공론화위원회를 만들 예정이다. 김 지사는 이날 "무안 미래 발전 계획은 무안군을 나아가 전남의 대도약을 이끄는 커다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가 이처럼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무안군 설득에 나섰지만 재원 확보방안이 부족해 현실로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오는 2035년까지 추진될 무안 발전 방안에 담겨있는 21개 사업 중 17개가 신규 사업이고 4건은 진행 중이다. 게다가 국립첨단농산업 진흥원 건립 등 14건은 국가 예산 2조원을 확보해야 추진이 가능하다.

김 지사는 지난 5월 군공항 유치에 나선 함평군을 설득하기 위해 1조7000억원 규모 함평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들어가는 재원 역시 국가 예산이 대부분이다. 특히 정부가 긴축재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대규모 국비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여건 때문에 전남도 역시 재원 확보방안에 시원한 답변을 못하고 있다. 또 현재 9만370명(11월 기준)에 불과한 무안 인구를 2035년 2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해 달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김 지사와 무안군민과의 대화는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주민 시위로 1시간 30분 가까이 지연됐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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