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에너지 산업 '과잉생산' 해소 숙제

2023-12-15 11:13:13 게재

국내 수요로는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생산량 소화못해 … 무역장벽 불구 해외판매가 최선

중국의 신에너지 관련 산업이 '과잉 생산'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다. 자국내 수요로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태양광 패널 생산량을 모두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 제조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9일 중국 닝샤 북부에 건설 중인 닝샤 텡거사막 신에너지 기지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있다. AFP=연합뉴스


1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코로나 이후 중국에서 열린 무역박람회에 신에너지 공급망에 속하는 제조업체의 판매 담당자들이 대거 몰렸다면서 전기자동차 배터리 및 태양광 패널 판매 담당자들은 외국 기업인과 대기업 직원들을 상대로 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에너지 관련 산업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과잉 생산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 11월 말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국제공급박람회에 참석한 배터리 재활용업체 매니저 셰런칭은 "지난해 리튬 가격이 폭등했을 때 모두가 달려들었다"면서 "지금은 가격이 폭락했고, 많은 기업이 도산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충전식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탄산리튬의 시장 가격은 1년 전 톤당 약 60만위안(약 1억9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최근 약 10만위안(약 1815만원)으로 80% 이상 급락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정책 지원, 막대한 정부 보조금,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제조 인프라 네트워크 덕분에 글로벌 신에너지 산업 체인에서 가장 큰 주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전기자동차 산업 체인이 주요 경제엔진이 된 일부 지방과 도시에서는 당국이 과잉 생산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개발 담당 보조금 단체인 중국에너지재단의 CEO 저우지는 "신에너지 부문은 수조위안 규모의 투자를 흡수하고 수백만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국가 경제에서도 중요한 지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하지만 지금은 판매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수요와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과잉 생산이 발생한다면서 "예를 들어 현재 주민들의 옥상에 흩어져 있는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전력의 상당 부분이 전력망으로 송전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에너지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중국의 옥상 태양광 패널 설치 등 새로 추가된 분산형 태양광 발전용량이 대형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중앙집중식 발전 방식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저우는 "장기적으로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 건설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이제 국가의 목표는 업계를 위한 새로운 시장을 열고 새로운 투자 기대를 창출하는 것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열린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지도자들은 '일부 산업의 과잉 생산'이 2024년에 해결해야 할 주요 경제 과제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중국의 신에너지 분야 과잉 생산 문제는 중국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전통적인 성장동력이 힘을 잃으면서 중국이 신에너지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신에너지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면서 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중국산 저가 제품에 대한 서방의 반발이 있는 상황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은 걸림돌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현재 전세계 태양광 제품과 자동차 배터리 공급망의 80%를 장악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운행 중인 전기자동차의 6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중국이 독과점을 하고 있다는 인식 하에 미국 유럽 등은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수석 파트너인 저우위안은 "무역 장벽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이 결코 소화할 수 없는 막대한 생산 능력을 고려할 때 해외 진출은 여전히 중국의 신에너지 부문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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