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일본 공략 … 2025년까지 100개 판매점 구축

2023-12-15 11:13:13 게재

온라인 중심, 현대차·테슬라와 차별화

수입차 무덤 일본시장서 EV로 승부수

중국 전기자동차(EV)업체 비야디기차유한공사(BYD)가 수입 자동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시장에서 공세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올해 전세계 전기차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판매대수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BYD의 공세에 일본 자동차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5일 "BYD가 하이브리드차에 강하고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일본 완성차업체의 아성에서 수준높은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노하우를 얻으려고 한다"며 "이를 통해 세계시장으로 확대하려는 전진기지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BYD는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일본 전역에 100개 이상의 판매망을 구축하고, 연간 3만대 이상의 EV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내걸었다. 이러한 판매점 중심의 마케팅은 온라인을 기본으로 하는 현대차와 테슬라 등과 다른 전략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을 총괄하는 류쉐량 BYD재팬 대표는 "일본의 소비자가 자동차에 갖는 감성은 어느나라보다 풍부하고 온라인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며 "일본 사람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이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BYD의 일본시장 중시 전략은 전세계 70여개 국가 판매망이 대부분 현지 자본이 운영하는 대리점 체제인데 반해 일본은 직접 딜러망을 가동하는 것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독일 등 유럽 완성차업체의 전직 간부를 적극 기용해 이들의 판매 기법 등을 활용하고 있다. BYD 일본판매법인 자회사 도후쿠지 아츠키 대표도 폭스바겐 전 일본법인 대표를 지냈다.

BYD는 마케팅 과정에서 자사 자동차의 기능과 가격, 애프터서비스 등에서도 차별화하고 있다. 지난 9월 판매를 시작한 소형 전기차 '돌핀'은 363만엔(약3300만원) 가격으로 한번 충전에 400㎞ 이상 달릴 수 있다. 이는 비슷한 크기의 일본 전기차에 비해 각격은 10% 가량 싸고, 주행거리는 20% 정도 길다는 평가다. 여기에 일본식 주차장에 맞게 차체의 높이를 2㎝ 낮게 만들어 소비자 요구에 맞췄다.

애프터서비스 강화를 위해 창업한지 90년 이상된 자동차 정비업체 메이지산업과 제휴해 전기차 전문 정비사 육성에도 나선다.

한편 일본 자동차시장은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해외 완성차 업체의 진출에 벽이 높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신차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은 8% 정도에 그친다. 이러한 이유로 2006년 독일 업체 오펠과 2009년 현대차, 포드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일본시장에서 한 때 철수하기도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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