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 어딘가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맞춤복 거리가 있다

대전 중촌동 맞춤복 거리를 찾아서

2023-12-15 11:39:53 게재
이은하/이유출판 1만4000원

1970년대 형성돼 맞춤복 문화를 선도한 대전 중촌동 맞춤복 거리. 기성복만 입고 자란 저자가 도심 골목에 패션 공동체를 이룬 대전 중촌동 맞춤복 거리를 찾아 '어딘가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맞춤복 거리가 있다'를 펴냈다.

저자는 학창 시절을 이 동네에서 보냈으나 그의 기억 속 맞춤복 거리는 허름한 골목일 뿐이었다. 그러나 최근 대전시에서 100억원 예산을 들여 패션플랫폼을 설립한 이곳을 살펴보니 오랜 세월을 지켜온 장인들이 젊은이들과 함께 변화무쌍한 흐름을 이끌고 있었다.

1970년대부터 50년 넘게 유지돼온 맞춤복 거리 역사를 보면 우리나라 근현대사와 노동자들의 삶이 보인다. 이곳은 가정의 울타리를 벗어나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던 한국 여성들의 생활력이 빛을 발하던 거리다.

중촌동패션상인협의회 회장이자 '샬롬의상실'을 운영하는 김옥희 대표는 30년째 중촌동을 지킨다. 자신만의 기술을 가지라는 어머니의 권유로 옷 만드는 기술을 배웠다. 딸을 살림 밑천으로만 여기던 시대에 어머니는 자신의 삶을 개척하도록 용기를 줬다. 쪽잠을 자며 하루 종일 일해도 버스를 대절해 몰려드는 손님들의 주문이 쌓여만 가던 호황기, 그에게 양장점은 일터인 동시에 자녀를 돌보는 공간이었다. 그렇게 일해 4층 건물을 지어 올렸다. 딸 김혜진 실장은 2세 경영을 준비 중이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송현경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