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마이너스 금리 정상화 출구 찾나

2023-12-19 10:52:04 게재

우에다, 오후 기자회견

시장은 내년 상반기 주목

경제계 "빨리 정상화해야"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상화의 출구에 나설지 주목된다. 일본은행은 18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올해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19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결정 내용을 중심으로 향후 정책방향 등을 설명한다.
토쿠라 마사카즈 일본 경단련 회장이 18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일본은행 핵심인사들이 정책전환에 비교적 전향적인 발언을 내놓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히미노 료조 일은 부총재는 지난 6일 한 강연에서 금융완화정책의 전환이 가계와 기업에 주는 영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우에다 총재도 7일 "연말부터 내년까지 보다 더 전향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해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다만 일본은행은 정책 전환의 전제 조건이 임금과 물가가 선순환 흐름을 보여야 한다고 분명히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의 출발이 장기간 이어지는 일본경제의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통화정책의 일환이었던 만큼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른다는 확신이 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총무성이 발표한 11월 도쿄도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으로 두달 연속 오름세가 둔화됐다. 여기에 2022년 7월(2.3%)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일본은행의 물안안정목표치(2.0%)를 넘어서기는 했지만 언제라도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물가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임금이 빠르게 올라야 한다고 본다. 이에 따라 자민당은 최근 내년도 세제개편안에서 임금을 7% 이상 올리는 기업에 대해 상승분의 25%를 법인세 세액공제하겠다는 파격적인 혜택도 제시했다.

일본 경제계도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융정책을 조기에 정상화할 것을 촉구했다. 토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은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은행의 고심도 알고 있지만, 금리는 경제의 체온이라고도 하듯 시장과 엇긋나지 않는 금리정책이 바람직하다"면서 "가능하면 빨리 금융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쿠라 회장은 그러면서 "일본은행은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을 지켜보겠다고 하지만, 우리(기업)는 지난해 이상의 높은 임금인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19일 오후 열리는 우에다 총재의 기자회견에서 내년도 금융정책방향이 주목된다. 이번 회의에서 당장 정책을 전환하지는 않겠지만 시장과 교감할 수 있는 내용이 일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에노 야스나리 미즈호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YCC정책은 성질상 시장이 놀라지 않을 수 없는 방향으로 해야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정책은 이자율을 직접 올리는 것으로 시장과 충분한 교감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번 결정회의도 이러한 교감을 더 다지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백만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