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부산의 신노년세대 정책을 응원한다

2023-12-27 11:15:35 게재
바야흐로 60대 인구 15%시대다. 11월 말 행정구역 통계표를 기준으로 50대와 40대에 이어 가장 많은 세대다. 그런데 불과 6년 후인 2030년이면 60대 인구는 전체 세대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게 된다. 현재의 50대 후반과 60대 초반이 합쳐지면서 10살을 기반으로 한 세대 전체에서 주력이 되는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하거나 앞두면서 본격적으로 65세를 전후한 신노년세대를 형성하게 됐다.

이들은 골드실버라고도 불린다.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한국의 50대는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넉넉한 자산과 소득을 기반으로 한 건강하고 활동적인 시니어가 등장하는 것이다. 시간과 경제력까지 갖춘 이들은 대중문화에서도 10대 계층 못지않은 소비력과 팬덤층을 형성한다. 기업들에게도 이들이 주요 타깃이다.

한데 정작 이들이 머물 사회적 공간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가 어렵다. 집에만 있으면 가족 눈치도 봐야 하지만 외톨이 독거노인 등 인상도 부담이다. 오죽하면 등산과 지하철 버스 타고 시간 때운다는 말이 나올 정도일까. 별다방을 애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돈도 돈이지만 이들도 젊은층 눈치는 안다.

그렇다고 경로당을 가기도 어렵다. 그 속에 또 다른 세대차가 확연히 존재하는 탓이다. 엄연히 그 안에도 위계질서가 있고 서열이 존재한다. 노인복지관은 70대, 경로당은 80대가 주이용층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서울시에서 50플러스센터를 열었는데 이는 4060세대 중장년층이 대상이다. 인생 후반을 준비하는 서울시 365만명의 중장년세대를 위한 생애설계 직업교육 일자리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그런데 신개념 경로당이 부산에 문을 열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신노년세대가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전국에서 첫 사례다. 취업이나 창업이 목적은 아니다. 동아리와 사회활동 참여가 주목적이다. '하하센터'로 불리는 건물에는 공유주방과 공유오피스, 북카페를 갖춘 라운지가 있다. 각종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룸과 미디어실도 마련됐다. 이 속에서 신노년세대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재능을 나누고 적극적 소통과 지역사회 봉사에 참여하게 된다. 함께 배우고 성장하면서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앞으로 3년간 62곳을 만들 계획이란다.

인구 분포의 불균형은 이미 국가적 과제다. 60세 넘었다고 모두 묶어 노인이라 부르는 시대는 지났다. 노인복지에도 지자체들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부산시의 새로운 실험을 응원한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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