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금융의 교양 365

주식시장의 '붉은 청어'는 뭘까

2024-01-04 11:22:28 게재

매일 한쪽씩 읽는 금융상식

김정수 / 캐피털북스 / 2만3000원

오늘(1월 4일)의 금융상식. 투자와 투기는 무슨 차이일까. 경제학자 케인즈는 돈을 투입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일정 기간에 걸친 수익을 예측하는 경제활동을 투자로 보고, 시장의 심리를 예측하고 매수·매도 행위를 투기로 봤다.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자민 그레이엄은 근본적 분석 없이 이루어지는 모든 투자행위는 투기라고 정의했다.

뭔가 알쏭달쏭하지만 자본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김정수 금융법전략연구소 대표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중요한 것은 두 거장의 메시지를 가슴에 담되, 자신의 상황에 맞는 현명한 투자 또는 현명한 투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매일 한쪽씩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덧 금융상식이 풍부해지는 신간이 나왔다. 지은이 김 대표는 한국거래소에서 27년간 근무한 것은 물론 1700페이지가 넘는 자본시장법원론을 펴낸 자본시장 전문가다. 신간 '금융의 교양 365'에는 금융용어는 물론 역사, 상품, 스캔들, 유명인물, 명저, 영화까지 매일 1페이지씩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름의 끝자락인 8월 31일 페이지를 펼쳐봤다. 주식시장의 '붉은 청어'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신간에 따르면 붉은 청어란 기업공개(IPO) 전 투자자들에게 주식 홍보를 위해 정보를 담은 서류, 즉 예비투자설명서를 의미한다. 주로 영미권에서 이렇게 부르는데 예비투자설명서 겉표지 하단에 아직 금융당국의 심사가 종료되지 않았으며 기재된 내용들이 변경될 수 있다는 주의사항이 붉은 색으로 굵게 인쇄돼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애초 붉은 청어라는 말은 1807년 나폴레옹의 패배를 잘못 보도한 영국 언론의 행태를 붉은 색을 띠는 훈제 청어에 빗대어 비판한 데서 유래했지만 이 유래와는 직접적 관계는 없다. 그보다는 붉은 청어의 원래 용도(사냥개가 특정 냄새에 집중하도록 훈련시킬 때 활용)처럼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저자는 "매일 1페이지씩, 약 5분 정도만 할애해서 1년 동안 차분히 읽어나간다면 금융의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거대한 지식 지도를 그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더 크고 깊은 금융의 세계로 안내하는 길잡이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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