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탄력받나

2024-01-05 10:52:35 게재

한동훈 "적극 찬성한다"

5월단체, 개헌일정 요구

4일 광주를 방문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시민들의 숙원인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혀 관심을 받았다. 이에 5.18 단체와 강기정 광주시장은 '환영' 입장을 내고 21대 국회에서 '원포인트 개헌'을 촉구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면서 "5.18 정신은 지금 대한민국 헌법 정신과 정확히 일치한다"면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을 반대하는 세력은 없을 것"이라고 헌법 전문 수록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에 대한 문제는 절차적 문제도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헌법 개정 절차는 그 자체로 존중해야 될 부분이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날 한 위원장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보다 진전된 입장이어서 주목받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에서 "오월 정신은 우리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이고 우리가 반드시 계승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지만 헌법 전문 수록을 언급하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한 위원장 발언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강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 계정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찬성에 감사하다"면서 "이번 국회에서 원포인트 개헌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단체도 원포인트 개헌을 촉구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실현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채택해 21대 국회에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지난 1987년 헌법 개정 때부터 거론됐다. 헌법 전문은 헌법 본문 앞에 위치한 문장으로서 헌법 일부를 구성하는 서문이다. 일반적으로 헌법 전문에는 헌법 성립의 유래, 헌법 제정과 개정의 역사, 헌법제정권자, 헌법의 지도이념과 기본원리 등을 기술한다. 따라서 헌법 전문은 헌법 전체 해석 지침이며, 실질적인 최상위 규범에 해당한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5.18단체와 학계를 중심으로 헌법 전문 수록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현재는 3.1운동과 4.19 이념만 반영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때도 추진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새 헌법 전문에 4.19혁명과 함께 부마항쟁과 5.18, 6.10항쟁의 민주이념을 명시해 발의토록 했다. 하지만 권력구조 개편 등 민감한 사항이 함께 거론되면서 실패했다. 이 때문에 5.18단체와 강 시장은 권력구조 같은 민감한 사항을 빼고 5.18 정신 등을 수록하는 원 포인트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질적 심화를 의미한다"면서 "원포인트 개헌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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