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근로자 급여 감소 … 디플레 우려 높아져

2024-01-05 10:52:22 게재

38개 주요도시에서 평균 1.3% 줄어

베이징은 2.7% 광저우는 4.5% 하락

중국 주요 도시에서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급여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수 회복으로 경제 반등을 꾀하고 있는 중국은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6월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에서 구직자가 상담을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023년 4분기 중국 38개 주요 도시에서 기업이 신규 채용자에게 지급한 평균 급여가 1만420위안(약 19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고 보도했다. 신입 평균 급여 1.3% 감소는 2016년 이후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또한 급여 감소세가 3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 역시 연간 변화에 대한 데이터가 처음 나온 2016년 이후 가장 길게 이어진 기록이다.

중국 온라인 채용 플랫폼 자오핀의 데이터를 블룸버그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수도 베이징의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2.7% 줄었고 이 하락세는 4분기째 이어져오고 있다. 남부 대도시 광저우의 임금은 베이징보다 더 높은 4.5%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 수치들은 올해 중국이 직면하게 될 디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중국의 성장 전망에 압박을 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고용 시장이 침체되면 사람들이 지출을 줄이게 될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미 3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소비자물가 하락 압력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또 사상 최악의 침체를 이어가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도 좋지 않은 징조다. 불확실한 소득 전망으로 인해 가계는 주택 구매를 계속 미루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규제 단속과 공공 재정 압박으로 인해 기술, 금융, 지방정부 근로자를 포함한 다양한 부문에서 광범위한 급여 삭감이 이뤄졌다. 그 외에도 기업들은 자사 제품에 대한 국내 및 해외 수요 부진으로 인해 압박을 받고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등 이른바 신경제 분야에서 신입사원 급여가 하락하고 있다. 차이신인사이트그룹과 비즈니스빅데이터가 실시한 민간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평균 급여는 1만3758위안(약 251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실업률을 보면 통계당국이 수치 공개를 중단하기 전인 지난해 6월 기준 청년 5명 중 1명 이상이 일자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부분적으로 고용 전망에 대한 우려로 인해 더 낮은 임금과 더 긴 근무 시간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이는 경력직 직원에 대한 기업의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실업률 데이터의 복잡성을 개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소비자 신뢰 지수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발표한 11월 기준 소비자 심리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소득, 고용, 지출 의향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를 반영한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가 지속되던 2022년 수준보다 신뢰도가 아직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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