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젊은이들, 다이아몬드보다 금 선호

2024-01-09 10:50:41 게재

주식·부동산시장 부진

안전한 투자처로 선택

중국 주식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중국인들이 투자 대안으로 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도 예물로 다이아몬드 반지를 준비하기보다는 금으로 된 장신구를 선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의 초우타이푹 주얼리 매장에 금 장신구가 진열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해 중국에서 금값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소매시장에서 금값 급등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주식시장 부진으로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인 상황에서 해외투자상품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소비자들이 추가 수수료가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소매점에서 골드바나 금 장신구를 구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동부의 한 주얼리 브랜드 사업개발 매니저인 프레드 큐는 하위 도시와 부유하지 않은 지역에서 소매점의 금 구매 행렬이 특히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3선 이하 도시와 소도시의 주택들이 잘 팔리지 않고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젊은이들이 치솟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금을 선호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국영방송 CCTV에 따르면 3선 도시 이하의 1인당 연간 금 장신구 소비량은 2017년 460.7위안에서 2022년 617.5위안으로 증가해 연평균 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증가율뿐만 아니라 1·2선 도시의 증가율을 넘어선 것이다.

이퀄오션의 애널리스트 좡징룬은 글로벌 경기 침체기에 더 많은 투자자들이 자산 보존 특성이 강한 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금은 장신구 소매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9% 증가해, 7.2% 증가에 그친 전체 소비재 소매 판매 증가율보다 높았다.

최근 몇년 동안 하위 도시에서의 시장 구매력을 파악한 주얼리업체들은 3·4선 도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CCTV는 저장성 동부의 소도시 취저우에서 최근 2~3년간 길이가 200m도 되지 않는 거리에 금 보석상 15개가 문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 초우타이푹(주대복)이 낸 4~9월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하위 도시로의 확장은 전반적인 브랜드 전략과 일치한다. 초우타이푹의 중국 내 매장은 2020년 3월 3835개에서 2023년 9월 말 7699개로 늘었다.

전체 매장 중 45.5%가 3·4선 도시 이하에 위치했으며, 이는 2017년 3월의 33.3%에서 증가한 수치다.

초우타이푹 보고서는 "금 가격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금 장신구 및 제품은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4월부터 9월까지 금 주얼리 및 제품 매출은 12.8% 증가했다.

반면 취약한 거시 환경이 추가 구매에 부담을 주면서 이 기간 보석 세팅, 백금 등의 매출은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퀄오션의 애널리스트 좡은 금은 재활용 메커니즘이 잘 확립돼 있는 반면, 다이아몬드는 재활용이 어렵고 감가상각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의 사회문화적 변화 속에서 다이아몬드가 영원하다는 신화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면서 다이아몬드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금 장신구가 더 정교한 디자인을 갖게 되고 다이아몬드 가격이 높은 점도 소비자들이 금을 선택하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다가오는 설(춘제)에 많은 중국 젊은이들이 소개팅과 결혼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결혼 및 결혼 테마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의 금 장신구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주얼리 브랜드 매니저 쿠는 덧붙였다.

그는 금 팔찌와 목걸이를 가리키며 "연말에 금 주얼리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주로 무게가 큰 제품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초우타이푹, 초우상상 등 주요 브랜드의 금 소매 가격은 9월 중순 g당 600위안(약 10만원)까지 올랐고 12월 초와 말경에 g당 약 630위안으로 정점을 찍었다. 2023년 마지막 이틀 동안 가격이 소폭 하락했지만 새해 초부터 g당 625위안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