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젊은이들, 다이아몬드보다 금 선호
주식·부동산시장 부진
안전한 투자처로 선택
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해 중국에서 금값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소매시장에서 금값 급등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주식시장 부진으로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인 상황에서 해외투자상품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소비자들이 추가 수수료가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소매점에서 골드바나 금 장신구를 구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동부의 한 주얼리 브랜드 사업개발 매니저인 프레드 큐는 하위 도시와 부유하지 않은 지역에서 소매점의 금 구매 행렬이 특히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3선 이하 도시와 소도시의 주택들이 잘 팔리지 않고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젊은이들이 치솟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금을 선호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국영방송 CCTV에 따르면 3선 도시 이하의 1인당 연간 금 장신구 소비량은 2017년 460.7위안에서 2022년 617.5위안으로 증가해 연평균 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증가율뿐만 아니라 1·2선 도시의 증가율을 넘어선 것이다.
이퀄오션의 애널리스트 좡징룬은 글로벌 경기 침체기에 더 많은 투자자들이 자산 보존 특성이 강한 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금은 장신구 소매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9% 증가해, 7.2% 증가에 그친 전체 소비재 소매 판매 증가율보다 높았다.
최근 몇년 동안 하위 도시에서의 시장 구매력을 파악한 주얼리업체들은 3·4선 도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CCTV는 저장성 동부의 소도시 취저우에서 최근 2~3년간 길이가 200m도 되지 않는 거리에 금 보석상 15개가 문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 초우타이푹(주대복)이 낸 4~9월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하위 도시로의 확장은 전반적인 브랜드 전략과 일치한다. 초우타이푹의 중국 내 매장은 2020년 3월 3835개에서 2023년 9월 말 7699개로 늘었다.
전체 매장 중 45.5%가 3·4선 도시 이하에 위치했으며, 이는 2017년 3월의 33.3%에서 증가한 수치다.
초우타이푹 보고서는 "금 가격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금 장신구 및 제품은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4월부터 9월까지 금 주얼리 및 제품 매출은 12.8% 증가했다.
반면 취약한 거시 환경이 추가 구매에 부담을 주면서 이 기간 보석 세팅, 백금 등의 매출은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퀄오션의 애널리스트 좡은 금은 재활용 메커니즘이 잘 확립돼 있는 반면, 다이아몬드는 재활용이 어렵고 감가상각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의 사회문화적 변화 속에서 다이아몬드가 영원하다는 신화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면서 다이아몬드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금 장신구가 더 정교한 디자인을 갖게 되고 다이아몬드 가격이 높은 점도 소비자들이 금을 선택하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다가오는 설(춘제)에 많은 중국 젊은이들이 소개팅과 결혼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결혼 및 결혼 테마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의 금 장신구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주얼리 브랜드 매니저 쿠는 덧붙였다.
그는 금 팔찌와 목걸이를 가리키며 "연말에 금 주얼리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주로 무게가 큰 제품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초우타이푹, 초우상상 등 주요 브랜드의 금 소매 가격은 9월 중순 g당 600위안(약 10만원)까지 올랐고 12월 초와 말경에 g당 약 630위안으로 정점을 찍었다. 2023년 마지막 이틀 동안 가격이 소폭 하락했지만 새해 초부터 g당 625위안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