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지수 상승률 2위 … 코스피 하락률 1위

2024-01-16 11:09:45 게재

새해 주요 20개국 주가지수 변동 추이

지난해 말 대비 14개 지수가 하락 추세

"미 조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 탓"

일본 주식시장이 급등세를 보이는 데 반해 한국은 역주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 주식시장은 새해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대부분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연준의 조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들면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세계 주요 20개 국가 주가지수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일본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지난 12일 기준 6.3% 상승해 튀르키예 BIST100(6.9%)에 이어 두번째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닛케이평균은 지난해 폐장일인 12월 29일 3만3464.17포인트에서 지난해 12일 3만5577.11포인트로 6.31% 상승했다. 닛케이평균은 16일 장중 3만6000도 넘어섰다 3만5882.96으로 장을 마쳐 지난해 말 대비 7.2% 상승했다. 튀르키예 BIST100도 지난 15일 종가를 기준으로 7.7% 상승해 닛케이지수를 소폭 웃돌았다.

하지만 튀르키예 증시 규모 등을 고려하면 새해 들어 주요국 주가지수 흐름에서 일본 닛케이지수가 두드러진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주요 20개국 지수 가운데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오른 곳은 6개에 불과했고, 14개 지수는 하락했다. 특히 우리나라 코스피는 같은 기간 2655.28포인트에서 2525.05포인트로 4.9% 하락했다. 코스피는 16일 종가(2504.67) 기준으로는 5.7%로 하락폭이 더 크다.

각국 주식시장이 연초 저조한 흐름을 보이는 데는 미국의 조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해 말 기자회견에서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후 발표한 연준 의사록에서는 금리인하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주문한 위원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 시장의 기대를 꺾었다. 여기에 지난주 발표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예상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다는 게 확인된 점도 악재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연준이 빠르면 올해 3월쯤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는 크게 후퇴하고, 이르면 6월쯤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 연준의 금리인하 향방은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영향이 큰데,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달러화 강세가 후퇴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신흥국은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가 저하하고, 자국의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 닛케이지수는 역대급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15일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 지수는 장중 3만6000포인트를 넘어서 1990년 2월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날 도쿄 증시는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고배당주를 중심으로 매수 주문이 늘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강세인 배경에는 상장기업들의 기업가치 끌어올리기 노력도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도쿄증시 1부격인 프라임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약 40%(660개사), 2부격인 스탠다드증시 상장 기업 12%(191개사)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끌어올리기 위한 경영개선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컨대 데코흥산은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통해 지난해 3월 대비 주가가 40% 상승했고, 혼다자동차는 2000억엔(약 1조8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34% 끌어올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투자자들의 기업 혁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들의 경영개선계획 발표로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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