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공급과잉 … 중국 주요도시 오피스 가격 '뚝'

2024-01-19 10:51:47 게재

팬데믹 전 고점 대비 약 30% 떨어져

개인기업가·고액자산가, 저가매수 시작

경기 둔화와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한 중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올해도 가격 하락세를 이어갈까. 저가매수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반등 가능성을 점치며 투자를 늘려가려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18일 블룸버그는 콜리어스 인터내셔널 그룹 데이터를 인용해 중국 일부 주요 도시에서 프라임 오피스 가치가 코로나 이전 최고치에서 약 30%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콜리어스의 자본시장 및 투자 서비스 부문 지미 구 부대표는 "가격이 얼마나 크게 조정됐는지를 고려하면 염가 거래 기회가 많이 있다"면서 "모든 것은 구매자의 경제 전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와 베이징의 A급 오피스는 글로벌 부동산 펀드들이 많이 찾던 곳으로, 뉴욕과 런던의 오피스보다 더 매력적이었다. 중국 대도시 오피스 투자자들은 최근 몇 년 동안에도 금리 상승과 하이브리드 근무제 등 글로벌 동종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기관투자자들이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과 공급 과잉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 이 자산들을 매도하고 있다.

콜리어스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2대 도시인 베이징과 상하이의 프라임 오피스는 지난 분기 약 5%의 자본화율로 거래됐는데, 이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

자본화율이란 부동산가격 대비 임대료로, 자본화율이 올랐다는 것은 통상적으로 부동산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 부대표는 "투자수익률 증가는 특히 작년에 두드러졌다"면서 "우리는 이제 부동산 매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 하락의 일부는 코로나19로 인해 투자를 중단하라는 압력에 직면한 글로벌 부동산 펀드 때문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임대료 하락과 오피스 자산에 대한 노출을 축소하려는 세계적인 추세도 영향을 미쳤다.

콜리어스에 따르면 상하이의 오피스 임대료는 지난 분기 거의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올해 더 큰 공급 파이프라인으로 인해 더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오피스 공간의 순흡수율(입주율의 척도)이 팬데믹 이전의 1/3 수준의 회복에 그치는 등 수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구 부대표는 대부분 개인기업가이자 고액자산가인 구매자들이 저가 매수를 시작하면서 소규모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완료된 상업용 부동산 거래의 80% 이상이 10억위안(1850억원) 미만이다. 반면 전년도에는 절반 정도만이 그 이하 규모였다.

상하이의 한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는 지난달 교외에 위치한 오피스 프로젝트를 3억8000만위안에 매입했는데, 대부분 자체 자금을 사용했다. 베이징의 한 주류 제조업체는 지난해 11월에 소호차이나유한회사로부터 외국 대사관 인근의 핵심 오피스 프로젝트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같은달 현지 시멘트 제조업체가 불가리 호텔 상하이를 24억위안에 매입하는 등 오피스 부문 외에도 주목할 만한 거래가 있었다. 또 네이멍구 출신의 석탄 재벌 2명이 상하이 루자주이금융지구에 있는 고급 서비스 아파트 3개동을 41억위안에 매입하기도 했다.

또 다른 호재는 2선 및 3선 도시에 위치한 쇼핑몰이다. 중국 콜리어스의 평가 서비스 담당 전무이사인 플로라 허에 따르면 이 자산들은 중국 공공 부동산 투자신탁 시범사업에 포함되면서 가치 평가가 뒷받침되고 있다.

구 부대표는 "경제에 더 많은 새싹이 돋아나면 올해 거래량이 더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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