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투자자 일본증시로 … 일본투자자 글로벌증시로

2024-01-19 10:51:47 게재

상하이증시서 닛케이 추종 ETF 투자 과열

일본은 글로벌주가 연동 펀드로 자금 유입

아시아 최대 증권거래소를 다투는 중국 상하이증시와 일본 도쿄증시 개인투자자들이 새해 초부터 글로벌 주식시장의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국 상하이증시 개미들은 최근 급등하는 닛케이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려 일시적인 매매 정지가 발생하기도 했다.
도쿄의 한 거리에서 행인이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각 기업의 주가가 표시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중국에서 일본 주식시장 인기가 과열되고 있다"며 "상하이증시의 부진으로 닛케이평균과 연동한 ETF가 일시 매매정지됐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최대 자산운용사의 하나인 화샤기금관리가 운용하는 '화샤노무라닛케이225ETF'는 17일과 18일 이틀 연속 매매가 일시 정지됐다.

중국 운용사측은 "유통시장 거래 가격이 ETF 기준가액을 크게 웃돌아 투자자들이 중대한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면서 매매 일시정지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이 종목의 16일 기준 매매대금은 47억위안(약 8740억원)으로 지난해 하루 평균 매매금액의 136배나 됐고, 매매회전율도 700% 수준으로 비정상적인 과열 현상을 보였다. 이 ETF는 2018년 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상장한 종목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투자자금이 크게 늘어 지난 16일 기준 순자산은 6억5800만위안(약 1225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흐름은 상하이증시와 부동산 등 중국 자산시장의 침체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상하이종합지수는 17일 2833.62포인트까지 떨어져 3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해 말 대비 지수는 4.75% 하락했다. 이에 반해 도쿄증시 닛케이지수는 같은 기간 6.02% 상승하면서 대조를 이뤘다.

노무라홀딩스 산하 노무라동방증권 관계자는 "올해들어 일본 주식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해외투자 자격을 갖춘 기관투자가 중에서 일본 주식 신상품 설정을 검토하거나 투자 조언 및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도쿄증시 개인투자자는 해외주식 투자에 눈을 뜨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투자신탁협회에 따르면,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지난해 말 기준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약 3조5000억엔(약 32조원)에 달했다. 이에 비해 상장지수펀드(ETF)를 뺀 공모주펀드로의 자금유입 규모는 전년 대비 22% 줄어든 6조5000억엔(약 59조원)으로 줄었다.

실제로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한 펀드는 지난 9일 하루동안 1000억엔(약 91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입돼 지난해 12월 월간 유입액(1088억엔)과 비슷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해 1월 새롭게 개편된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가 해외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을 더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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