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오피스 가격 급락에도 매수자 없어

2024-01-26 11:12:05 게재

5년새 35%까지 하락 … 수익률 낮고

임대료도 떨어져 투자자 찾기 난항

홍콩의 상업용 부동산이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이곳에 투자했던 부동산 펀드들이 늘어나는 대출 상환 이자를 피하기 위해 헐값에 자산을 내놓고 있다.


펀드들은 늘어나는 대출 이자를 피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려 하지만 오피스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블룸버그는 금융 중심지였던 홍콩이 팬데믹 이후 활기를 잃은 후 임대료가 하락하고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홍콩에서 오피스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오피스 가격이 2018년 최고점 대비 35% 하락했는데도 구매자를 찾기가 어렵다고 보도했다.

존스 랑 라살의 홍콩 자본시장 책임자인 오스카 찬은 "수익률이 낮고 임대료가 더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오피스를 구입하려는 투자자가 거의 없다"면서 "판매자들은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이나 펀드 등 일부 사무실 소유주들이 임대료로 더 이상 비용을 충당하지 못해 모기지 상환을 중단했거나 상환을 고려하고 있다. 찬은 이러한 추세가 공실률이 높은 구룡 지역에서 더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MSCI의 아시아 실물자산 리서치 책임자인 벤자민 차우는 "거시경제 전망이 악화되고 '고금리 장기화' 환경이 예상됨에 따라 펀드 매니저들은 지금 당장 큰 폭으로 할인된 가격에 매각할 것인지, 아니면 더 비싼 자금 조달로 투자 기간을 늘리고 내부수익률(IRR)을 희석하는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투자 기간을 늘릴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SCI의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외 펀드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홍콩에서 총 161억달러 상당의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했지만, 2020년부터 2023년 사이에는 12억달러만 매각했다.

중국 펀드 매니저인 카이롱 그룹은 골드만삭스 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셩완 지역의 오피스 빌딩을 매각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블룸버그는 이 회사가 매각 가격을 1/3 이상 낮춘 후에도 여전히 구매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한 있다.

경기 침체는 더 큰 기업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2019년과 2020년에 가우캐피탈은 당시 획기적인 거래로 250억홍콩달러(32억달러)에 태고부동산(Swire Properties)으로부터 타워 3개를 매입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 건물들의 공실률은 14%, 19%, 28%다. 이는 이 지역의 공실률 13.5%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CBRE그룹에 따르면 홍콩의 도시 전역의 공실률은 2023년 말 전례 없는 16.4%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6% 하락한 A급 오피스 임대료에 압박이 되고 있다. CBRE는 2024년 임대 비용이 10%까지 떨어지고 사무실 가치는 10~15%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홍콩 오피스 시장은 호황이었다. 콜리어스 인터내셔널 그룹에 따르면 오피스 가격은 2016년 급등하기 시작해 이후 2년 동안 50% 상승해 2018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사업 전망이 어두워지고 노동자들이 이곳을 떠나면서 글로벌 금융 회사들이 공간을 줄이기 시작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로펌 메이어 브라운의 부동산 파트너인 재스민 치우는 "은행들이 대출 채무 불이행이 늘어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지만 홍콩에서는 강제 매각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은행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옵션으로는 부실 대출을 민간 시장으로 넘기거나 대출자와의 대출 구조 조정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보호해야 하는 폐쇄형 펀드의 경우 매각에 대한 압박은 여전하다고 벤자민 차우는 지적했다. 그는 "매각 지연은 내부수익률(IRR) 측면에서 궁극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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