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나흘 만에 또 순항미사일 발사

2024-01-29 10:35:33 게재

신형 '불화살-3-31'형

김정은 앞에서 시험

북한이 나흘 만에 또 다시 신형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을 시험발사했다. 지난 24이 서해상으로 발사했던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의 두 번째 시험 발사로 이번에는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특히 이번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지도했다고 북한매체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통신은 그가 "핵동력 잠수함과 기타 신형 함선 건조사업과 관련한 문제들을 협의하시고 해당 부문들이 수행할 당면 과업과 국가적 대책안들을 밝히셨으며 그 집행방도에 대한 중요한 결론을 주셨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핵 공격이 가능한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이라 주장하는 '김군옥영웅함'을 공개할 당시, 핵 추진 체계를 적용한 진정한 의미의 핵잠수함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해군 핵 무장화는 절박한 시대적 과업이며 국가 핵전략 무력 건설의 중핵적 요구로 된다"며 "군 핵 무장화 실현과 국가 핵 억제력 작용 공간을 다각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데서 나서는 강령적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미사일이 비스듬한 각도로 수면 위로 부상한 것으로 보여 수직발사관(VLS)이 아닌 어뢰 발사관 등을 통해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한 잠수함 명칭 등 발사 플랫폼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불화살-3-31' 미사일 동체는 무늬 없이 흰색으로만 도색 돼 어두운색의 '화살-1형', 탄두부가 흰색과 검은색 체크무늬인 '화살-2형' 등 기존 순항미사일들과 구분됐다.

이날 김 위원장 현지 지도에는 김명식 해군사령관,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 해군·미사일·군수산업 핵심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3월 12일에도 신포 일대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 당시 북한은 "발사훈련에 동원된 잠수함 '8·24영웅함'이 조선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하였다"고 보도했다.

경포만은 함경남도 홍원군 앞바다로, 잠수함 시설이 밀집한 신포 일대 해상이다.

통상 순항미사일은 어디서 쏘든 8자나 타원 궤도를 형성하면서 다양한 방향으로 비행하고 저궤도로 날기 때문에 탄도미사일과 달리 발사 및 낙하지점을 포착하기 어렵다.

지상에서 발사해도 궤적 조절이 가능한 순항미사일을 일부러 수중에서 발사한 것은 발사 플랫폼을 최대한 다양하게 가져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은 작년 3월 8·24영웅함에서 어뢰발사관을 통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동일한 시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난 24일에는 서해상으로 불화살-3-31을 짧게 쐈다면 동해에서는 사거리 1500㎞까지 구역 범위가 나온다"며 "육상 플랫폼에서 쏜 게 맞다면 서해에서는 비행 안정성을 검증하고 동해에서는 사거리를 길게 해보는 차원의 시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김정은, SLCM(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지도"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정재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