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가격전쟁, 내연기관차로 확대

2024-01-30 10:52:17 게재

닛케이 "혼다 닛산 GM 폭스바겐 고전"

일본 GAC 미쓰비시는 지난해 말 판매 저조를 이유로 중국 제조시설 철수를 선언했다. 혼다의 2023년 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 줄어든 123만대에 그쳤다. 닛산은 16% 하락한 79만대였다. 도요타는 2% 하락(190만대 판매)으로 선방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 호조 덕분이었다.
중국 베이징자동차 칭다오공장 노동자가 조립라인에서 작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9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내연기관 승용차의 중국 내 판매비중은 전년 대비 7% 줄었다. 반면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연료전지차 등 중국의 신에너지차 시장의 승용차 부문은 약 30% 커졌다. 전체로 치면 승용차 시장은 4% 성장했다.

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은 제품군을 늘리면서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신에너지차 행렬에 뒤늦게 뛰어든 서구 제조사들은 고전하고 있다. 폭스바겐 판매량은 지난해 2% 늘어 323만대였다. GM의 주력 브랜드 뷰익은 20%, 고사양 브랜드 캐딜락은 8% 하락했다.

외국계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를 넘어 내연기관차로 확산되는 가격경쟁에 더욱 고전하고 있다. 테슬라가 지난해 초 큰폭의 할인을 시작하면서 가격전쟁을 촉발했다. 중국 신에너지차 제조사들도 뒤를 따랐다. 내연기관차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자, 중국 기업들은 내연기관차에 대한 가격할인 경쟁도 시작했다.

중국 이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1대당 평균 할인액은 2만6000위안(약 483만원)이었다. 2021년과 2022년 평균 할인액은 1만5000~2만위안이었다. 내연기관차 1대당 평균 할인액은 지난해 9월 기준 3만위안을 넘었다. 1만위안대 할인에 그친 신에너지차량보다 훨씬 많았다.

영국 재규어는 외국계 브랜드 중 할인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1~9월 1대당 평균 11만5000위안(약 2140만원)을 할인했다. BMW는 6만3000위안, 캐딜락은 5만6000위안이었다. 중국에서 중저가 모델을 판매하는 폭스바겐은 3만1000위안을 할인했다. 혼다는 2만5000위안, 닛산은 2만3000위안이었다. 반면 비야디는 5000위안 할인에 그쳤다.

혼다는 2035년까지 중국에서 파는 신차 전부를 전기차로 바꿀 계획이다. 중국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했다. 하지만 개발비와 배터리 비용 때문에 적자 상황이다. 혼다는 전기차 부문의 적자를 내연기관차 판매에서 얻는 이익으로 메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내연기관차 판매가 저조해지면서 전기차 전환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혼다의 총매출 중 중국시장 비중은 30%를 넘는다. 도요타와 닛산은 20%를 넘는다. 혼다 중국법인 CEO인 이가라시 마사유키는 "중국 승용차 시장은 미국 시장의 약 1.5배"라며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혼다는 투자와 개발인력,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는 혼다가 기술적 강점을 가진 분야다. 중국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늘고는 있지만 우선순위는 더 낮아질 전망이다. 도요타와 닛산은 전기차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의 중국시장 비중은 17%로, 2020년 대비 7%p 하락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로 자동차 구입 등 소비지출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본종합연구소 선임 이코노미스트 미우라 유지는 "심지어 회복탄력성이 강한 자동차산업도 잠재적으로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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