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플레이션 압력 6개월 이상 지속될 것"

2024-01-30 10:52:17 게재

블룸버그 설문조사

수요 약세와 부동산 위기로 인해 중국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앞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29일 블룸버그는 관련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 19명 중 12명이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최소 2분기 동안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명목 GDP 성장률과 실질 GDP 성장률의 차이를 측정하는 GDP 디플레이션은 지난 3분기 동안 계속 하락했으며, 6월까지 계속 하락하면 1999년 이후 가장 긴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게 된다.

호주 및 뉴질랜드 뱅킹 그룹의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레이몬드 영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원인"이라면서 이 지수가 앞으로 두분기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가계가 부동산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 사람들이 부동산으로 부를 유지할 수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당국의 보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착화된 디플레이션과 주택 가격 하락은 올해 중국이 경제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기 위해 풀어야 할 가장 핵심적인 문제다. 지난해 중국은 '5% 안팎'이라는 성장률 목표를 달성했지만 이것이 올해도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의 한 식료품 매장에서 사람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은 향후 몇년 동안의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했다. 이코노미스트 6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4년 GDP는 전년 대비 4.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이전 전망치인 4.5%에서 조금 오른 것이다. 51명의 이노코미스트가 예상한 2025년 성장률의 중간값은 4.3%에서 4.5%로 상향됐다.

하지만 이는 올해 중국이 목표로 삼을 것으로 예상되는 5%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중국 소비자물가는 연초에도 여전히 침체 국면에 머무르는 모습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소비자물가지수가 이번 분기에 0.2% 상승한 후 점차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중간값은 1.1%로 지난 조사의 1.4% 상승률보다 약간 낮았다.

메이뱅크증권의 이코노미스트 에리카 테이는 "주의해야 할 주요 위험은 가계와 기업 사이에서 디플레이션 기대가 형성되는 것"이라면서 "현 시점에서 재정 지원의 시급성이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 17명 중 1명을 제외한 모든 이코노미스트가 올해 3분기까지 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신축 주택 가격은 2022년 4월 이후 매월 하락하고 있으며, 기존 주택 가격은 더 오랜 기간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단스케은행 A/S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앨런 폰 메렌은 "조만간 빠른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보다 적극적인 통화 부양책과 주택 정책의 추가 완화로 2024년 하반기에는 물가가 안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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