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달빛동맹이 이룬 쾌거

2024-01-31 10:48:23 게재
대구와 광주를 기차로 달릴 수 있는 달빛철도건설특별법이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헌정사상 최다 국회의원(261명)이 발의한 법안이 5개월 만에 제정됐다.

'달빛철도'라는 이름 자체가 행정구역 명칭에 기·종점을 서쪽에서 동쪽 순으로 배열하게 한 '철도노선 및 역의 명칭 관리지침'과 다르다. 달빛동맹의 가치를 담자는 영호남 1800만 시민의 염원을 담은 셈이다. '달빛'은 대구의 옛이름 '달구벌'과 광주의 순우리말 '빛고을'에서 따왔다. 2013년 3월 대구시와 광주시가 상생사업을 추진하겠다며 맺은 '달빛동맹'에서 시작됐다.

대구와 광주를 잇는 철도의 필요성은 1999년 12월 국토교통부의 국가기간교통망계획에 고시되면서 제기됐다. 그후 논의만 있었을 뿐 진척은 없었다. 영호남 지역민은 2019년 10월 직접 '달빛내륙철도건설 추진협의회'를 출범시켰다. 대구와 광주를 대표하는 시장과 시의회의장 국회의원 대학총장 기초자치단체장 경제단체장 시민대표 등 46명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래도 역부족이었다. 2022년 4월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대선공약에도 반영됐으나 그뿐이었다.

달빛철도건설은 지난 2022년 11월 민선 8기 달빛동맹협약서를 체결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과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광주시장이 의기투합했다. 지난해 4월 대구와 광주시의 공동추진 협약서가 체결된 데 이어 8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한 특별법안이 발의됐다.

여기서부터는 입법부와 행정부의 싸움이었다. 기획재정부는 예타면제조항을 담은 특별법 남발우려와 낮은 교통수요, 높은 사업비용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그러나 1800만명에 달하는 영호남의 염원과 의지는 꺾지 못했다.

계획대로라면 총연장 198.8㎞의 달빛철도는 2030년까지 개통돼 대구와 광주가 1시간 대로 가까워진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정치영역의 승리였다. 이 과정에 여야를 초월한 홍준표와 강기정 시장의 정치권과 정부에 대한 압박과 설득이 단연 돋보였다. 홍 시장은 동서혈맥을 잇는 특별법이라고 했고 강 시장은 균형발전과 동서화합을 위한 산업과 정치동맹의 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군공항특별법과 달빛철도특별법에 이어 3차사업을 추진하며 달빛동맹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남은 과제는 차질 없는 추진이다. 무엇보다 첫삽을 뜨는 것이 중요하다. 2030년 여객물류 복합공항으로 건설될 대구경북 신공항 개항에 맞춰야 한다. 그래야 정부와 수도권의 우려와 비판이 기우였음을 알리고, 영호남 상생발전과 함께 국토균형발전의 마중물로 보답하는 길이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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