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휴전·인질협상 긍정 반응”

2024-02-07 13:00:00 게재

알사니 카타르 총리 기자회견서 밝혀 … 블링컨 미 국무장관 “합의 가능”

6일 가자지구 남부의 알 마가지 난민 캠프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이후 팔레스타인 소년들이 파괴된 집 옆을 아버지와 함께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휴전·인질교환 협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긍정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6일(현지시간) 도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인질에 관한 합의의 일반적인 틀에 대해 하마스의 답변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알사니 총리는 “(하마스) 회신에는 일부 의견이 포함됐지만 일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며 “관련 내용이 이스라엘에도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도 “우리는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합의는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링컨은 “내일 이스라엘과 진전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달성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달 28~29일 프랑스 파리에서 단계적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죄수 교환을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마련해 하마스 측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 완전 중단과 군대 철수를 휴전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해왔다.

알사니 총리의 발표 이후 이스라엘 현지 일간지 타임오브 이스라엘과 알자지라 방송은 하마스가 중재안에 대한 답변을 통해 구호 및 피난처 확보와 재건 보장, 17년간 지속된 포위 공격 해제, ‘포로 교환’ 절차 완료에 관한 세부 사항을 포함해 긍정적인 정신으로 포괄적인 휴전 협상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타임오브 이스라엘은 이번 협상에 정통한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 답변은) 제안된 개요의 모든 섹션을 참조한 상세한 문서다. 세부 사항을 연구하고 협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어떻게 진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성명을 통해 “카타르 중재자가 하마스의 답변을 모사드에 전달했으며 협상에 참여한 모든 관리들이 세부 사항을 심층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하마스의 요구조건은 단계적 인질 석방을 위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의 교전 중단을 추구하는 이스라엘 입장과는 온도차가 있어 최종합의까지 조율이 필요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진행 중인 협상안에 대해 자세한 설명 없이 하마스의 요구가 “약간 지나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카타르 총리와 회동에 앞서 또 다른 휴전 중재국인 이집트 카이로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만났고, 전날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실권자이자 총리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한 이래 블링컨 장관이 중동을 찾은 것은 이번이 5번째다.

블링컨은 카타르에 이어 오는 8일까지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가자지구로 끌고 간 인질 가운데 31명이 사망한 것으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브리핑 도중 NYT의 인질 사망 보도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고 “가자지구에 억류됐던 인질 가운데 31명이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29명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로 끌려간 사람들이고, 나머지 2명은 2014년 하마스에 살해되거나 납치된 2명의 병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인질 가족에게 31명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는 생존해 있지 않으며, 사망 판정했다는 사실을 통보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NYT는 이스라엘군 정보기관의 보고서를 인용해 아직 풀려나지 않은 136명의 인질 중 최소한 3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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