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생률 감소에 교사 일자리 ‘흔들’

2024-02-13 13:00:01 게재

지방 정부들, 올해 교사 채용 줄여

“교사 구조조정, 교육 질 높일 기회”

중국의 출생률 감소가 가속화되면서 향후 10년 내에 교사 수백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철밥통으로 인식돼왔던 교사의 직업 안정성도 인구구조 변화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출생아 수는 2017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50만명 넘게 줄어 900만명을 조금 넘는 데 그쳤다. 교육부에 따르면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수도 2021년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초등학생 수도 2022년에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중국 국가교육과학원 추자오후이 선임연구원은 “학생 수가 적어지면 특정 기간이나 특정 지역에 학교에서 정리해고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그 영향의 정도는 당국이 앞으로 몇년 동안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추 선임연구원은 “현장 조사에 따르면 재정 부담 때문에 지방 정부는 올해 교사 채용을 절대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지방정부는 가장 중요한 수입원인 부동산 산업의 위기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내수 및 대외 수요 약화 등 다른 문제들이 팬데믹 이후 회복을 늦추면서 지방정부의 재정 압박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산둥성과 쓰촨성 등 중국 지방정부는 교사 공급을 억제하기 위해 특정 대학에서 교육 관련 전공 학위 프로그램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학교는 수십년 동안 한 학급에 50명, 대부분의 농촌 지역에서는 30명 안팎의 학생들로 붐벼 왔다.

베이징사범대학 차오진중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학급이 유지된다면 2035년까지 초등학교 교사 150만명과 중학교 교사 37만명이 과잉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오 교수는 지난해 2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국 의무교육 학교 수는 2003년 이후 감소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2020년부터 2035년까지 계속될 것이며 감소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1년 유치원 아동 수는 2003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으며 2022년에도 3.7% 감소했다. 2022년에는 초등학교 전체 학생 수도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해 전년 대비 47만8800명이 감소한 1억700만명을 기록했다.

이로 인한 교사 구조조정 흐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난징대 황빈 교수는 “많은 교사, 특히 시골 학교의 교사들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양적 퇴출을 통해 농촌 교사의 업그레이드를 촉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 자녀 수가 줄어들면 학교 경쟁이 줄어들어 학부모의 불안과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완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자녀 수가 줄어들면서 전문대학과 종합대학이 통합되고, 학교들 간의 격차가 줄어들어 대학 입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중국은 학생 부담 완화와 교육 형평성 제고를 위해 개인 과외를 전면 단속했지만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여전히 자녀 교육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온라인 뉴스 플랫폼 youth36kr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535명의 학부모 중 72% 이상이 10점 만점에 5점 이상으로 높은 수준의 불안감을 나타냈다.

입시 스트레스는 학생에게 극심한 압박감을 주어 신체적, 심리적 문제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에도 불구하고 자녀 양육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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