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관계 결정할 한국의 주권 존중”

2024-02-15 13:00:02 게재

외신들, 한·쿠바 수교 주목

“한, 냉전시대 북 동맹과 수교”

한국이 ‘북한의 형제국’으로 불리던 쿠바와 전격 외교관계를 수립했다는 소식에 해외언론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14일(현지시간) 한국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한국과 쿠바의 전격적인 수교와 관련한 질의에 “한국은 자국 외교관계의 성격을 결정할 주권이 있으며 우리는 이를 존중한다”고 답했다.

한국이 그동안 중남미에서 유일하게 외교관계가 없었던 나라인 쿠바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나선 데 대해 ‘환영’, ‘축하’ 등의 적극적 표현은 없었다.

미국은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관계가 악화해 1961년 쿠바와 단교했으며, 2015년 7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쿠바와의 외교 관계를 복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6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1928년 이후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했고, 미국 민간 항공사의 쿠바 운항을 허용하는 등 제재 완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후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인의 쿠바 방문을 금지하고, 쿠바를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했으며, 쿠바에 경제 제재를 가하는 등 그간의 관계 진전을 되돌렸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항공기 운항 재개 등 일부 관계가 복원됐지만, 경제 제재를 유지하는 등 아직 관계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상태다.

주요 외신들은 한국과 쿠바의 첫 외교관계 수립에 일제히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이 북한의 냉전 시대 동맹국 중 한 곳인 쿠바와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며 “쿠바는 북한과 사회주의 이념,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공유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쿠바 혁명 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를 ‘전우’로 칭한 사실을 전하며 북한과 쿠바 간 긴밀한 관계 속에서도 이런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AFP통신은 쿠바 싱크탱크인 국제정책연구센터의 2021년 연구자료를 인용, “최근 몇 년간 한국과 쿠바는 자동차, 전자제품, 휴대전화 산업에서 중요한 사업 관계를 구축했다”고 짚었다. 또 쿠바 정부는 남북한 갈등에 대해 “항상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쿠바가 1949년 대한민국을 승인했지만, 1959년 쿠바 사회주의 혁명 이후 양국 간 교류가 단절돼 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스페인 EFE통신의 경우 한국 기획재정부를 출처로 “한국은 쿠바를 미주 지역 의료 및 관광 산업의 잠재적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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