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년들 “일보다 자유시간이 더 중요”

2024-02-16 13:00:34 게재

누워있는 ‘탕핑’ 생활 추구

청년채용 주요 이슈로 대두

경제가 둔화되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한 중국 청년들이 치열한 취업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다른 선택지를 꺼내들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자유시간을 즐기는 ‘탕핑’(편안히 누워 있다는 뜻) 생활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경제가 팬데믹 이전의 성장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6월 청년 실업률은 21.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국 대학 졸업생들은 소득을 찾기 위해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와 인터뷰한 상하이에 거주하는 추이(23세)는 패션 회사에서 일했다가 야근이 잦고 상사가 싫어서 2년 전 직장을 그만뒀다.

추는 “나에게는 일이 큰 의미가 없다”면서 “대부분의 일은 관리자를 위해 마무리하고 관리자를 기쁘게 하는 것이 전부인 것 같다. 그래서 일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재 추는 여행사에서 일주일에 하루 집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6개월간의 견습 과정을 통해 전업 타투이스트가 되기 위해 타투를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추와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탕핑족’이 적지 않다. 1995~2010년 사이에 태어난 추와 같은 젊은 중국인은 약 2억8000만명에 달하며, 설문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중국 내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약 반세기 만에 가장 느린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세대를 달래는 것이 중국 정부의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됐다. 지난달 중국 인적자원부는 2024년 고용, 특히 청년층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시간대 사회학 조교수 저우윈은 일부 청년들이 과도한 취업 경쟁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미래에 대한 비관론을 간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저우는 중국 경제가 둔화되고 노동시장이 여전히 경직돼 있는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엄격한 사회적 불평등, 강화되는 정치적 통제, 어두운 경제 전망을 헤쳐나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진단했다.

이 모든 것이 결합돼 추와 같은 젊은이들이 회사 업무의 ‘끝없는 압박’보다 자신의 행복과 이익을 우선시하게 만들고 있다.

추는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하며 자신의 선택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현재 제 월급은 비록 많지는 않지만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충분하고, 자유시간은 수천위안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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