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쟁에 미국경제만 노났다

2024-02-19 13:00:02 게재

월스트리트저널

“유럽 재무장, 우크라 원조 미국 방산업계로 유입”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미국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2년, 미국 방위산업계에 무기와 군수품 주문이 급증했다”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 국방부는 물론, 군사력을 강화하려는 유럽 동맹국들이 미국 방산업체들로부터 새로운 장비를 구매하고 고갈된 군수 재고를 보충하기 위해 주문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 국방·항공우주 부문 산업생산량이 17.5% 증가했다. 미국정부는 최근 950억달러 규모의 추가 국방법안에서 우크라이나에 배정된 607억달러 가운데 64%가 실제로 미국 방산업계로 다시 유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레이얼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지난주 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지원금이 미국의 고용과 생산에 얼마나 중요한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에는 종종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한다. 미국은 참전하지 않고도 경제적 실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울프리서치의 방산전문가 마일스 월튼은 “최근 유럽 각국이 미국 제트전투기 및 기타 군사 하드웨어에 지출한 금액은 1세대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투자에 해당한다. 최근 수년은 그 이전 20년 전체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대만 지원에 대한 자금도 포함된 950억달러 원조패키지는 지난 13일 미 상원을 통과했다. 이 패키지는 이전의 원조약속과 함께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0.5%에 해당하는 규모의 자금을 수년간 미국 방산업계에 투입한다.

미 국무부는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년 동안 800억달러 이상의 주요 무기 거래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가운데 약 500억달러가 유럽 동맹국들과의 계약이라고 밝혔다. 월튼 분석가에 따르면 이는 역사적 기준의 5배 이상이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폴란드는 아파치 헬리콥터와 고속기동 포병 다연장로켓 시스템(하이마스), M1A1 에이브럼스탱크 및 기타 장비에 약 300억달러 상당을 주문했다. 독일은 치누크 헬리콥터와 관련 장비에 85억달러를, 체코는 F-35제트기와 군수품에 56억달러를 지출했다.

방산업계로 직접 흘러가는 자금뿐만이 아니다. 러시아산 가스공급 중단으로 유럽의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은 급격히 상승했다. 덕분에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유럽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은 지난해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올랐다. 이미 체결된 계약만으로 2030년 미국의 LNG 수출은 현재보다 2배 증가할 전망이다. LNG 수출의 약 3분의 2는 유럽으로 향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20년 7월~2021년 6월(1년) 대비 2022년 7월~2023년 6월에 약 50% 증가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방산전문가 신시아 쿡에 따르면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즈는 미국 미네소타 공장을 확장해 약 500개 일자리를,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텍사스 공장을 신설해 약 12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미정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할당된 자금이 미국 방위산업을 재건하면서 40개주에서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WSJ는 “바이든정부 관계자들은 펜실베이니아와 애리조나 등 선거경합주에 각각 20억달러 이상이 투자되는 상황에서 정치적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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