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시장 판매증가율 … 하이브리드, 전기차 앞서

2024-02-20 13:00:01 게재

지난해 주요 14개국서 HV차 30% 증가

EV 전년 63%에서 28% 늘어 한풀 꺾여

비야디, 글로벌 판매 첫 10위권에 진입

지난해 전세계 주요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EV)판매 증가율에 비해 하이브리드차(HV)의 판매가 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1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방콕 EV엑스포2024에 중국 자동차업체 BYD 전기차(EV)가 전시돼 있다. EPA=연합뉴스

북미를 덮친 한파 등으로 배터리 문제가 집중적으로 부각되면서 전기차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점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년간 빠르게 증가하던 전기차 판매증가 추이가 주목된다.

일본 자동차시장 조사전문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차(HV)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421만대가 팔렸다.

이에 비해 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V)는 전년보다 28% 늘어난 1196만대를 판매했다. 이러한 추세는 2022년 EV와 PHV 판매증가율이 63%에 달해 HV(14%)를 압도했던 것과 대비된다.

일반적으로 PHV는 가솔린을 사용하지 않고, 충전만으로 주행이 가능해 전기차로 분류한다. 이번 조사는 북미와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14개 국가에서 팔린 자동차를 분석한 결과이다.

일본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전기차는 지난해 북미지역의 대한파 등으로 배터리 등의 문제점이 발견됐다”면서 “저가격 사양의 모델이 많이 나오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표적인 전기차업체인 테슬라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출시한 EV 평균 가격은 4만4500달러(약 6000만원) 수준으로 비교적 높은 가격대를 보였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여기에 장점을 가진 도요타가 지난해도 전세계 자동차판매 1위를 수성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HV차량의 가격을 100만엔대(약 900만원대)부터 2000만엔대(약 1억8000만원대)까지 다양한 차종을 내보였다. 특히 주력 차종인 2023년 신형 ‘프리우스’는 275만엔대에 판매해 지속적인 인기를 누렸다는 평가다. 혼다와 닛산 등 다른 일본차 업계도 다양한 가격대와 모델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여 판매를 주도했다.

일본 자동차업체는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대수 순위 10위 안에 도요타 등 4개사가 진입했다. 도요타는 다이하츠와 히노자동차 등 계열사를 포함해 전세계에서 전년 대비 7% 늘어난 1123만대를 판매해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혼다자동차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398만대, 닛산과 스즈키는 각각 337만대, 307만대를 판매해 나란히 7~9위에 올랐다. 폭스바겐은 전년보다 12% 증가한 923만대를 팔아 2위에 올랐고, 현대·기아차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730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톱3를 유지했다.

한편 중국 자동차업체 비야디(BYD)가 지난해 전세계 신차 판매 순위에서 처음 글로벌 10위권에 진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자동차(EV)를 전면에 내새워 전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자동차 업계는 판매 상위 20위권에 5개사나 진입했다.

일본의 자동차시장 조사전문업체 마크라인즈 집계와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자체 조사한 결과, BYD는 지난해 글로벌시장에서 전년보다 62%나 늘어난 302만대를 팔아 일본의 스즈키자동차(307만대)에 이어 판매순위 10위에 올랐다. BYD의 2022년 전세계 판매순위는 14위에 해당했다. BYD는 지난해 20만위안(약 3700만원)을 밑도는 가격의 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V) 자동차인 ‘쏭’ 시리즈 등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했다. 여기에 SUV차량인 ‘ATTO3’ 등도 해외에서 꾸준한 수요를 보였던 것이 판매 신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중국차는 이밖에 저장지리그룹의 지리자동차가 지난해 판매대수를 전년 대비 20% 늘린 279만대를 팔아 11위까지 상승했다. 지리자동차와 BYD의 부상으로 독일의 벤츠는 전년 대비 1% 늘어난 249만대를 판매해 10위에서 13위로 하락했다. BMW도 판매대수에서는 전년보다 6% 늘었지만 순위는 12위에 머물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독일차는 판매대수 규모보다 차량 1대당 이익률을 중시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어 올해도 판매순위를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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