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가자 휴전’ 결의안 또 좌초

2024-02-21 13:00:30 게재

미국 세 번째 거부권 행사

가자전쟁 휴전 결의안 '비토'하는 미국 유엔대사=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가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도주의적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 결의안은 15개 회원국 중 미국과 영국(기권)을 제외한 13개국이 찬성했다. 연합뉴스
가자 지구 인도적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이 미국 반대로 또다시 무산됐다. 결의안 표결에서 15개국 중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이 찬성했고, 영국은 기권했지만 거부권을 지닌 미국이 끝까지 반대했다.

유엔 안보리는 20일(현지시간) 중동 상황을 의제로 회의를 열어 알제리가 제시한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결의안에는 △인도주의적 휴전 △가자지구 전역으로의 인도주의적 지원 전달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이주 반대 △국제사법재판소(ICJ) 임시명령 준수 △국제법 준수 등을 핵심 내용으로 담았다. 이미 3만여명 가까운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스라엘에 의한 추가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휴전이 불가피하다는 국제사회의 요구였다. 안보리 결의안은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과 5개 상임이사국(미 중 러 영 프)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채택된다.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해 온 미국은 안보리에 제출된 결의안 등에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의사를 밝혔고 거부권 행사도 이번이 세 번째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여러 당사국이 민감한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며 “지금은 이 결의안을 통과시킬 때가 아니며 이는 협상 노력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결의안을 주도한 아마르 벤자마 알제리 주유엔 대사는 “오직 휴전만이 우리가 추구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며 “오늘 잘못된 결정이 내일 중동지역과 세계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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