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업용 부동산 부실에 독일 은행들도 위험 우려

2024-02-23 13:00:01 게재

전체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에서 15~26% 차지

‘도이체 판드브리프방크’ 총자산 대비 10% 규모

미국 상업용 부동산(CRE) 시장 침체가 독일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악화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독일 금융시장에서는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위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프랑크푸르트사무소는 업무정보를 통해 “독일 대형 부동산 전문은행들의 미 상업용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 규모가 전체 상업용부동산 익스포저의 14.3~26.5% 수준으로 높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한 도이체 판드브리프방크의 경우 지난해 9월말 기준 전체 CRE 익스포저는 321억유로(한화 약 46조원) 수준이며 미 CRE 관련 규모는 49억유로로 15.3%를 차지했다. 총자산 대비 10% 규모다.

해외 부동산시장 대출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 아레알방크의 경우 전체 CRE 익스포저는 324억유로 가량이며 미 CRE 관련 규모는 86억유로로 전체 CRE 익스포저의 26.5%를 차지하고 있다. 총자산 대비 16% 수준이다. 전체 CRE의 부실채권 비율은 3.3%이지만 미 CRE의 부실채권 비율은 9.5%로 전체 평균 보다 6.2%p 높게 나타났다.

도이치방크의 전체 CRE 익스포저는 380억유로 수준이며, 미 CRE 관련 규모는 170억유로로 전체 CRE 익스포저의 44.7%에 달한다. 다만, 총자산 대비 1% 이하로 낮은 수준이다.

도이치방크 익스포저 중 미 CRE의 41.2%(70억유로)는 사무실에 대한 것으로 뉴욕(29%)과 샌프란시스코(15%) 지역 비중이 높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도이치방크는 전체 CRE 관련 대손충당금(3억8800만유로)의 77%(약 3억유로)를 미 CRE 관련해서 적립한 것으로 파악됐다.

독일 대형 주립은행들의 북미지역 CRE 관련 익스포저 규모는 총 대출액의 4~8.1%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헬라바(Helaba)의 미 사무실 관련 익스포저는 38억1000만유로이며, 북미지역 CRE 비중은 총 대출액의 4% 수준이다. 또 바덴뷔르템베르크 주립은행(LBBW)의 북미지역 CRE 익스포저는 58억유로로 총 대출액(720억유로)의 8.1%에 달한다.

금감원은 “독일에서 CRE 대출로 인한 위기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하더라도 지난해 초 미 지역은행들의 파산사태 등에서 보듯이, 시장이 얼마나 빨리 패닉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개별 은행별로는 미 CRE 익스포저의 총자산 대비 비중이 미미한 도이치방크 등 대형은행들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아 보이지만, 해당 비중이 큰 부동산 전문은행들에게 더 높은 위험이 있다는 평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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