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학연계 양자컴 개발 속도

2024-02-27 13:00:23 게재

새회사 설립해 개발·생산 주도

후지쯔·히타치·NEC 등 참여

“초전도 아닌 냉각원자방식”

일본이 산학연계를 통해 양자컴퓨터 개발과 양산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올해 안에 학계와 기업이 공동으로 새로운 기업을 설립해 2030년 전후 새로운 고성능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후지쯔와 히타치제작소, NEC 등 일본 기업과 정부 산하 자연과학연구기구 및 분자과학연구소 등이 주도해 새로운 기업을 만든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새 회사는 ‘냉각원자방식’으로 불리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할 것”이라며 “2026년 시험기기를 만들어 2030년도까지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냉각원자방식을 통한 양자컴퓨터는 절대영도에 가깝게 냉각한 루비듐(원소기호 Rb)을 기본단위로 하는 ‘원자비트’로 각종 계산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계산의 근간이 되는 조작에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지만 분자연구소의 오오모리 겐지 교수팀은 독자적인 레이저 기술을 사용해 10나노초(나노는 10억분의 1) 이하의 짧은 시간에 초고속으로 작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오오모리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2022년 영국 과학잡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 방식은 미국 하버드대학 등이 참여해 설립한 벤처기업도 채택해 연구가 진행중이어서 일본과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냉각원자방식은 초전도방식보다 양자비트의 안정성이 높고, 복잡한 계산에 대응하는 양자컴퓨터의 대규모화에도 우위에 있다”며 “다만 현재 많은 기업이 채택해 개발하고 있는 초전도방식에 비해 실용화에서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양자컴퓨터 기술은 2019년 구글이 슈퍼컴퓨터로 1만년 걸릴 계산을 3분 만에 처리하는 능력을 선보이면서 개발 경쟁에 불이 붙었다. 미국은 구글뿐만 아니라 IBM 등도 초전도방식을 통한 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중국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양자컴퓨터 개발과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양자컴퓨터 관련 시장은 2035년쯤 8500억달러(약 1133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낼 것으로 추정된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백만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