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문화센터·임대주택

2024-03-06 13:00:02 게재

전북 구도심 ‘빈집’의 변신

사람 떠난 빈집 정비 속도

전북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신복마을. 산업단지와 공장 배후지역으로 전주권 제조업 중심지였으나 공장이 문을 닫고 주민들이 떠나면서 빈집밀집 지역으로 분류됐던 곳이다. 전주시는 이 곳의 빈집 4채를 사들여 재생사업을 별였고, 지난해 8월 카페(약과, 미트파이) 음식점(전, 솥밥)으로 변신했다. 전국에서 179명이 상가운영자 참여를 희망했고, 전주시는 코로나 시기 어려움을 겪었던 전주시 거주 3개 팀과 전주 전입예정인 1개팀을 운영자로 선발했다.

전북 자치단체가 빈집 재생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기간 방치된 빈집을 정비해 도심 사각지대를 줄이는 한편 문화센터·주민 커뮤니티 등 지역의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포석이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전북의 빈집은 1만6876채에 달한다. 전국에서 세번째로 많은 규모다. 매년 1600여채를 정비하고 있지만 800여채가 신규로 빈집으로 남으면서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전주시의 경우 2022년 기준 2969채로 직전 3년간 1000채가 늘었다. 지역을 떠나는 인구 유출과 고령화, 상권이동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북자치도는 올해 56억원을 들여 1025채를 정비할 계획이다. 도심과 농촌의 특성을 반영해 ‘희망하우스·주민공간조성’ 등을 담은 빈집정비 계획을 세웠다. 희망하우스 빈집재생사업은 빈집을 리모델링해 저소득층, 귀농·귀촌인, 청년, 신혼부부, 노인, 장애인, 외국인 근로자 등에게 임대주택으로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주거복지센터와 귀농·귀촌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임차인을 모집한다.

도심의 빈집재생은 쉐어하우스, 주차장, 쉼터, 텃밭 등 주민 친화적 공간으로 변모시키는데 주안점을 둔다. 농어촌에선 빈집을 철거해 지역 경관을 개선하고 안전사고 및 범죄 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계획이다.

기초자치단체도 이에 맞춘 정비계획을 세웠다. 전주시는 도심 빈집을 카페나 음식점 등 상가로 정비해 골목상권 마중물로 활용하는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완주군은 문화도시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대학과 함께 외국인 유학생·지역사회의 문화거점으로 탈바꿈 시키는 사업을 벌인다. 10여년 이상 방치된 도심권 다가구 주택을 리모델링해 외국인 유학생과 지역주민의 문화교류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취지다. 우석대 근처에 문을 연 문화예술캠프에선 최근 유학생과 주민 60여명이 참여하는 문화캠프를 열었다. 유학생들에게는 문화교류의 공간으로, 지역주민들은 목공예 교실 등으로 활용한다.

정읍시는 올해 100채 이상을 정비할 계획인 가운데 주거용 빈집 일부를 소외계층 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고창군은 1채당 최대 2500만원의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 빈집을 정비해 일부를 귀농·귀촌인 구직청년 신혼부부 등에게 4년간 무상으로 임대할 계획이다. 심덕섭 군수는 “지난해 12채를 정비했고 올해 7채를 추가로 무상임대할 계획”이라며 “빈집이 골칫거리가 아니라 지역의 활력을 높이는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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