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내쳤던 민주당,

2024-03-06 13:00:01 게재

조국신당엔 “같이 승리해야”

정권심판론 연대 환영 … 비례의석 경쟁엔 고심

“정권 심판하고, 같이 승리해야죠” “범민주 유권자들 나오게 하겠다”

5일 국회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 국 대표가 ‘힘을 합치자’며 의기투합했다. 여권을 겨냥해 ‘정권심판론’을 핵심프레임으로 들고 나선 야권입장에선 총선 연대활동이 당연한 수순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당장 민주당은 진보 성향 야권의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주도해 설립했다. 조국혁신당과 비례의석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서 조 국 대표의 행보를 마냥 응원할 수는 없는 처지란 뜻이다.

이재명 대표와 조 국 대표는 5일 만남에서 ‘정권심판’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는 동일하다”며 “총선에서 윤석열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 그중에 조국혁신당이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면담에서는 “같이 승리해야죠”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은 ‘검찰독재 조기 종식’, ‘김건희 씨를 법정으로’ 등 캠페인을 해서 범민주진보 유권자들을 투표장에 나오게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정권심판에 동의하는 중도·합리적 보수층을 포함해 지역구에서 1대1 구도를 형성해 승리하기 바란다고도 했다.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이란 구호가 상징적이다.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은 민주당이 비례정당을 띄우며 조국신당과 선을 그었던 것과 비교하면 결이 달라졌다. 더불어민주연합 추진단장을 맡았던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조국신당을 고려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민주당은 4년 전 21대 총선에서도 친민주당 성향의 ‘열린민주당’을 향해 “무단으로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며 선을 그었었다. 당시 이해찬 대표는 “민주당 명칭을 쓰는 또 다른 정당이 있는데 그것은 민주당과 문재인정부를 사칭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런 정당에 표가 분산되면 민주당이 1당이 되지 못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이재명 대표의 5일 ‘함께 승리’ 발언은 사실상의 연대 입장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지층의 교차투표 가능성을 고려한 입장변화로 보인다.

6일 공개된 YTN·엠브레인퍼블릭 조사(3~4일, 1004명, 안심번호 CATI,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지역구 정당 투표의향에서 국민의힘 35%, 민주당 39% 개혁신당 3%였다. 비례의석 투표의향에선 국민의미래 30%, 더불어민주연합 21% 조국혁신당 15%, 개혁신당 4%, 녹색정의당과 새로운미래 2%로 나타났다.

지역구에서 국민의힘을 찍겠다는 유권자 81%는 국민의미래를 선택했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선 50%만 더불어민주연합을 선택하고 31%는 조국혁신당을 꼽았다. 민주당 지지층의 교차투표 가능성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안에서도 평가와 기대가 엇갈린다. ‘조국혁신당과 연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도 ‘지지확장에는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함께 나온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좀 더 강한 구호와 캠페인을 기대하는 지지층은 반길 수 있지만 중도층 등 외연확장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서 “민주당 지지표의 분산으로 가면 결과적으로 손해 아니냐”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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