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휴가지원사업

휴가문화 개선·지역관광 활성화 앞장서

2024-03-07 13:00:01 게재

"관광 통해 지역의 관계인구를 늘리는 데 효과" … 공공기관·대기업·지자체 적극 참여 중점

근로자들의 휴가 분위기를 조성하고 국내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함께하는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이 7년째를 맞이했다. 지난해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은 전년 대비 39.5%가 증가한 14만1345명이 참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최대 15만명 참여를 목표로 지난달부터 참여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이 7년째를 맞이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최대 규모인 15만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은 2018년 처음 2만명(2441개 기업)을 대상으로 시작한 이래 참여기업 및 근로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순항하고 있다.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우수사례로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중마노인복지관 직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운영위원장인 김재호 인하공업전문대학 교수는 7일 “인구감소지역 등에 출생인구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어 관광을 통해 관계인구를 늘리고자 하며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이 지역관광 활성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휴가문화 개선을 위한 문체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교육부 중소기업벤처부 등 범정부 차원의 협의체가 필요하며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은 휴가문화를 개선하는 하나의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규수요 창출, 여행기간·횟수 증가도 =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은 근로자가 20만원을 적립하면 근로자 소속 기업과 정부가 각각 10만원을 추가로 적립해 40만원을 국내 여행경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사업이다. 참여 근로자들은 전용 누리집 ‘휴가샵’과 전용 모바일 앱에서 적립금으로 숙박, 교통, 국내여행 기획상품, 관광지 입장권 등 국내 여행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사업 참여대상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소상공인, 비영리민간단체, 사회복지법인 시설 근로자 등이다.

2018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에는 2023년까지 약 5만6000개 기업이 참여했다. 참여한 근로자 수는 53만명에 이른다.

정부가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휴가문화 조성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다. 근로자의 직장 내 자유로운 휴가 사용 장려 분위기를 마련하고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휴가비 지원을 통해 국내여행을 활성화하며 이를 기반으로 내수 활성화를 유도하고자 한다. 지난해 7월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운영실태 및 성과분석 연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근로시간은 1915시간으로 OECD 회원국 연평균 근로시간 1673시간에 비해 약 221시간(약 34일) 길게 나타났다. 또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0%가 ‘휴식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은 실제로 국내관광 활성화 및 내수 활성화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참여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당초 계획에 없었으나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을 통해 여행에 참여한 신규 수요 창출은 53.6%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참여를 통해 여행기간이 증가하고(74.7%), 여행횟수가 증가했으며(83.2%), 더 많은 여행경비를 지출하고(71.2%), 더 많은 곳을 여행(77.9%)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참여 근로자들이 떠난 여행에서 소비한 관광지출액은 평균 87만9144만원으로 적립금 40만원 이외에 47만9144만원을 추가로 지출하고 있었다.

◆동반성장 지원 인원 1만3000명 확대 목표 = 올해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의 경우, 누적 참여 5년차 중견기업 대상 기업분담금을 기존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해당되는 기업은 40개 이하이며 근로자는 약 3500명 정도가 해당된다. 참여 기업 중 복지 여건 등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민간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고자 하는 취지다.

아울러 관광공사는 동반성장 지원제도 참여 활성화와 지역관광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동반성장 지원제도는 공공기관 혹은 대기업이 참여해 근로자 소속 기업의 적립금 혹은 근로자의 적립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근로자의 적립금 적립이 필수인데 기업과 근로자가 적립금 적립을 부담스러워 할 경우 사업에 참여하기가 어렵게 된다.

한국 기업의 99.9%는 중소기업이며 근로자의 81.3%는 중소기업 근로자다. 대기업-중소기업 법정 외 복지수준 및 근로자 제공 휴가문화/문화비용 격차는 갈수록 심화하는 추세다.

관광공사는 올해 동반성장 지원 인원을 1만3000명으로 확대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년의 경우 동반성장 지원 인원은 1만493명이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건설근로자공제회 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 대기업으로는 롯데호텔이 참여했다. 롯데호텔은 ESG 및 사회공헌사업의 하나로 2022년부터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해마다 10억원을 근로자 휴가지원제도에 지원해왔다.

또한 지역관광 활성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은 ‘캠핑 프로모션’ 등 주제별 프로모션을 주로 진행해왔다. 올해부터는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역별 프로모션에 집중한다. 프로모션을 위해서는 각 지역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2022년에는 강원 경북 등 2곳이, 2023년에는 강원 경남 전북 등 3곳이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프로모션에 참여했다. 이에 관광공사는 올해 각 지역의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지역의 참여가 저조할 경우 자체 예산을 투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올해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의 동반성장 지원제도에 참가하는 공공기관과 대기업들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참여한 지자체들은 상품 판매 등에 있어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ESG 및 사회공헌사업에 관심이 있는 기관 및 대기업은 물론, 보다 많은 지자체들의 참여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보완점은 = 한편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은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정책체계에 보다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근로자 외 택배노동자 등 프리랜서에게는 혜택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전용 누리집이 '야놀자' 등 민간몰과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상품을 제공해야 하는 과제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택배노동자 등 근로자가 아닌 이들을 포함하지 않고 있는데 근로에 대한 자료를 증빙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또한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의 경우 정부의 직접지원이라는 측면에서 찬반이 갈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지원은 줄어들 수 있으며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이 벤치마킹한 프랑스 체크바캉스의 경우에도 정부 지원 없이 자생력을 갖고 재단이 운영하며 전국민의 6%가 혜택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사업인 만큼 상품의 공신력과 안정성이 중요하다"면서 "이용자들이 민간몰과 가격 비교를 할 수 있는데 향후 이들의 수요를 맞출 수 있는가도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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