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 조선어사전

우리말로 된 최초의 사전 복간되다

2024-03-07 13:00:01 게재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조선어사전’이 복간됐다.

문세영/지식공작소 5만1100원

조선어사전은 우리말로 된 최초의 국어사전으로 청람 문세영이 편찬해 1938년 발간됐다. 조선어사전의 발간은 우리말이 나라말이 될 수 없던 시기에 우리 언어가 아직 살아 있음을 알리는 선언과도 같았다.

또한 조선어사전은 조선어학회가 1933년에 제정한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의해 표기한 최초의 사전으로 당시 표준어 보급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역사적 학술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실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복간된 조선어사전 영인본은 한글학회 ‘우리말 큰사전’ 수석 편찬원을 지낸 조재수 국어학자가 소장한 초판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활자체와 4단 세로쓰기 양식은 물론 활판 인쇄 기술의 한계로 발생한 오류를 인위적으로 수정하지 않고 표지부터 본문까지 원본의 물성을 최대한 동일하게 재현해 첫 출간 당시의 시대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조선어사전은 초판본 8만여 어휘, 수정증보판(1940년 발간)은 9만여 어휘의 올림말이 실린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표준말 외에도 방언 옛말 이두 학술어 속담 관용구 등 다양한 우리말을 수록하고 있어 당대의 언어생활뿐 아니라 사고방식과 문화를 두루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모던껄’ ‘모던보이’ 등 근래 사전에는 수록되지 않은 신어가 실린 사례 등은 서구 문물이 유입되던 시대상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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