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친명벽 높았다…비명계 현역 ‘우수수’

2024-03-07 13:00:30 게재

6일 끝난 지역구 11곳에서 현역 7명 탈락

감산 페널티 실감 … “광주 교체바람 세다”

더불어민주당 4~6차 경선에서 현역 지역구 의원 7명이 무더기로 탈락했다. 권리당원·국민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하는 국민참여 경선에서 친명 성향 후보들이 대부분 승리했다. 민주당 아성으로 꼽히는 광주광역시에선 경선이 진행된 6개 선거구에서 5명의 현역이 바뀌면서 거센 교체바람을 이어갔다.

대화하는 박범계-박용진-송갑석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박용진, 송갑석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박 의원은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민주당 선관위는 6일 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경기 등 20개 지역에 대한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 현역의원들이 대거 탈락했다.

서울 은평을 경선에선 김우영 위원장이 현역인 강병원 의원을 제쳤다. 김 위원장이 강원도당위원장직을 유지하면서 서울 경선에서 나선 것을 두고 지도부 일각에서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경선은 그대로 진행됐다. 서울 광진갑은 현역인 전혜숙 의원이 이정헌 전 JTBC 아나운서에게 본선행 티켓을 내줬다. 경기 수원정 경선에선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김준혁 한신대 교수에게 패배했다.

성남 중원구의 윤영찬 의원은 비례대표인 이수진 의원에게 패했고, 충북 청주상당구에선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강일 전 지역위원장에게 밀려 탈락했다. 경기 남양주을에선 김한정 의원이 비례대표인 김병주 의원에게 패했고, 광주 광산갑에선 이용빈 의원이 박균택 당대표 법률특보에게 본선행을 내줬다.

경기 용인병의 정춘숙 의원도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에게 패했다. 서울 도봉을 경선에선 오기형 의원이, 금천구에선 최기상 의원, 인천 동·미추홀갑 선거구에선 허종식 의원이 각각 승리했다.

전북 군산·김제·부안갑에선 신영대 의원이 비례대표 김의겸 의원과 경선에서 이겨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경선에서 탈락한 현역의원 대부분이 비명계로 분류된다.민주당은 현역의원을 포함한 경선에서 권리당원 ARS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한다. 국민여론조사도 민주당 지지·무당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여서 강성 민주당 지지층의 여론이 승패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역의원 평가 하위 명단에 포함된 의원들은 ‘득표율 30% 감산’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김한정 윤영찬 의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위 10% 명단’에 든 박용진(재선·서울 강북을) 의원은 친명계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과 결선투표를 벌이는데 1차 경선과 마찬가지로 ‘30% 감산 규정’을 적용받는다. 전북 군산의 신영대 의원은 이낙연 대표시절 대변인을 역임하면서 ‘비명계’로 분류됐는데 친명계 지도부인 정청래 최고위원을 초청해 강연회를 여는 등 ‘갈라치기’ 공격을 대비하기도 했다.

이번 경선에서 재확인된 친명계 우위 현상이 남은 경선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비명 현역 대 친명 도전자 구도가 다수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경기 광명을 선거구에서 양기대 의원이 이 대표가 총선인재로 영입한 김남희 변호사와 경쟁한다.

또 △광주 서구갑 송갑석, 조인철 △충북 청주흥덕 도종환, 이연희 △인천 서구병 신동근, 모경종, 허숙정 △경기 부천병 김상희, 이건태 △경기 안산갑 전해철, 양문석 등의 경쟁이 대표적이다.

기존 경선에서 현역의원이 잇따라 고배를 마신 광주광역시에선 교체바람을 재확인했다. 광주 광산갑 경선에서 박균택 당대표 법률특보가 현역인 이용빈 의원과 경선에서 승리했다. 이날까지 진행된 광주 6개 선거구(동남갑·동남을·북구갑·북구을·광산갑·광산을) 가운데 민형배(광산을) 의원만 경선을 통과하고 나머지 현역은 모두 물갈이됐다.

동남갑 에서는 정진욱 당대표 정무특보가 지역구 현역인 윤영덕 의원을 눌렀고, 동남을에서는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이 이병훈 의원에게 승리했다. 북구갑에서는 지역구 현역인 조오섭 의원이 정준호 변호사에 고배를 마셨고, 북구을에서는 전진숙 전 청와대 행정관이 현역인 이형석 의원을 제쳤다.

곧 진행되는 광주 서구갑·을 공천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광주의 현역 교체바람과 관련해 민주당 지지층이 대선 패배 후 원내 다수정당임에도 정국주도권을 쥐지 못한 책임을 민주당 현역의원에게 묻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명환·광주 방국진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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