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취준생’ 적성 찾고 자신감 키우고

2024-03-08 13:00:48 게재

구로구 일드림센터 맞춤상담 효과

마음가짐·정보·지원기관 안내·교육

“내일배움카드 다들 활용해 보셨죠? 혹시 이 이름을 오늘 처음 듣는다, 하시는 분?”

문헌일 구청장이 일드림센터에서 무인정보단말기를 활용한 모의면접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구로구 제공

서울 구로구 개봉동 중장년일드림센터 교육실. 3시간에 걸친 ‘경력설계를 통한 직업 탐색’ 교육에 참여한 수강생 25명 가운데 두명이 슬그머니 손을 든다. 강사는 “염려 마시라”며 발급방법부터 활용법까지 세세한 설명을 이어간다. ‘이름을 들어봤다’ ‘신청한 적 있다’던 주민들도 귀를 쫑긋 세우고 강사가 주는 정보를 받아 적느라 여념이 없다.

8일 구로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문을 연 ‘중장년일드림센터’가 주민들 사이에서 제법 입소문이 났다.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마련한 공간인데 직업교육에 앞서 맞춤 상담부터 진행, 적성을 찾고 취업활동에 대한 자신감을 키운다.

신중년으로도 불리는 40~64세 중장년층은 1월 현재 구로구 전체 주민 39만2311명 가운데 38.5%를 차지하는 15만1260명이다. 서울시 전체 평균 37.1%를 웃돈다. 구로구는 재취업이 절실하지만 시장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이 큰 이들 ‘취업 취약계층’에 주목해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전용 일자리지원기관을 마련했다.

이용 대상은 35~69세 주민이다. 각종 교육과 회의실 휴게실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중장년 전용 공간이라 접근부터 남다르다. 단순한 취업교육을 하는 게 아니라 적성을 찾도록 돕고 상담을 통해 맞춤형으로 진로를 제시한다. 취업 지원이나 직업에 필요한 자격증 안내,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전문기관 연계는 그 다음이다. 김동준 센터장은 “직업훈련원 전 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업은 희망하지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정보력이 부족하고 다양한 일자리 지원기관을 이용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경력설계를 통한 직업 탐색’도 그같은 중장년 특성을 고려해 준비했다. 올해 채용흐름부터 중장년에게 적합한 직업과 각종 지원정책, 채용정보를 제공하는 각종 누리집 활용법 등을 꼼꼼히 설명하고 수강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수강생들은 교육장소부터 강사와 교육 시간, 프로그램 만족도까지 5점 만점에 4.8점을 매겼다. 개봉동 주민 유경희(60)씨는 “그동안 괜히 고민하고 시간낭비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취업할 수 있는 경로를 알려주니 자신감이 생긴다”고 평가했다.

센터에서 직접 연계해 새 일자리를 찾은 주민도 여럿이다. 지난해 3개월여동안 58명이 취업에 성공했고 올해 들어서는 2월까지 80명이나 된다. 도봉구 창동에서 센터까지 1주일을 출퇴근했던 김용호(55)씨도 그 중 한명이다.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보유한 그는 실무과정 교육과 날개돋움 동아리 활동에 힘입어 최근 민간기업에 둥지를 틀었다. 김씨는 “여러 기관 교육에 참여했는데 질적·양적 측면에서 모두 만족스러웠고 현재 그 내용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정보를 나누고 함께 면접도 다녔던 동아리 회원들이 큰 의지가 됐다”고 말했다.

구로구는 올 한해 ‘중장년의 좋은 내일 만들기’를 목표로 센터에서 3개 분야 25개 사업을 진행한다. 직무역량 강화, 취업지원과 단기특강, 일일 취업캠프 등이다.

문헌일 구로구청장은 “각종 취업 관련 정보와 서비스를 한곳에서 제공해 중장년들이 손쉽게 일자리를 찾도록 돕겠다”며 “중장년을 채용하는 기업도 적극 발굴해 맞춤형 일자리를 연계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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