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양자대결서 45% 동률

2024-03-11 13:00:01 게재

바이든 국정연설 흥행 성공

하루 새 후원금 1천만달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날카로운 공세를 펼쳐 국정연설 흥행에 성공한 뒤 단 하루 만에 1000만달러(약132억원)의 후원금을 거둬들였다.

국정 연설에 앞서 이틀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6개월 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율이 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선대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국정연설 이후 24시간 동안 1000만달러가 넘는 후원금이 몰려들어 자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이든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 재선에 어느 때보다 큰 힘을 보탠 풀뿌리 후원자들에게 감사한다”며 “이번 국정 연설로 많은 우리의 지지자들에게 누가 그들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내부 지지층 분열과 고령에 대한 우려로 지지율 부진에 빠져있던 바이든 대통령은 거침없는 국정연설로 반전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날카롭게 날을 세우며 강인한 국가 지도자로서 인상을 미국인들에게 각인시켰다.

바이든 대통령 퇴진을 주창해 온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에즈라 클라인은 이날 퇴진 요구를 철회하기까지 했다. 그는 “지난주 국정 연설을 한 바이든이 남은 대선 운동을 할 그 바이든이라면, 그가 재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는 주장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그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목요일 밤 황금시간대에 총 68분간 이뤄진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연설은 모두 3220만명이 시청했다고 미 조사기관 닐슨이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8% 증가한 수치며, 온라인 스트리밍 및 소셜 미디어 등으로 지켜본 숫자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시청자는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에도 4200만달러(약 560억원)의 후원금을 모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880만달러)을 크게 앞선 바 있다.

국정연설 하루 전까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잡고 박빙 경쟁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에머슨대가 지난 5~6일(현지시간) 1350명의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11월5일) 관련 여론조사(오차범위 ±2.6%p)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45%의 지지율로 동률을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에머슨대의 월간 조사에서 작년 9월 45%로 지지율 동률을 기록했으나 10월부터 뒤처지기 시작해 올 2월까지 연속으로 열세를 보였다. 6개월 만에 열세를 벗고 균형을 이룬 것이다.

해당 조사에서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고 답한 10%의 응답자들을 상대로 ‘누구 쪽으로 기울었느냐’고 다시 물어 집계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51%로 트럼프 전 대통령(49%)에 앞섰다

반면 제3당 후보를 포함한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3%로 바이든 대통령(42%)에 1%p 차로 우위를 보였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6%, 코넬 웨스트가 2%, 질 스타인이 1%를 각각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바이든 지지자의 30%는 ‘트럼프가 싫어서’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답해 ‘바이든이 좋아서 지지한다’는 응답(26%)보다 많았다. 반면 트럼프 지지자의 33%는 ‘트럼프가 좋아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했고, 바이든이 싫어서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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