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아니어도 치매 걸린다

2024-03-12 13:00:02 게재

일반 치매증상과 달라

전문의 진료 치료 중요

치매는 노인에 걸린다고 생각하지만 65세 미만에서 생기기도 한다. 초로기 치매라고 한다. 중앙치매센터에서 발표한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2’에 따르면 전체 치매환자 97만명 중 65세 미만의 치매환자는 약 8만명으로 전체의 9%를 차지한다.

강성훈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12일 “초로기 치매는 일반 치매 증상과 달라 전문의 진료와 치료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 교수에 따르면 초로기 치매의 주원인은 알츠하이머 치매다. 초로기 치매의 경우 현재까지 알려진 원인으로는 알츠하이머 치매가 원인의 1/3 가량을 차지한다. 가족성 알츠하이머(유전성) 치매가 약 20%를 차지한다. 또한 전두측두엽 치매와 같이 노년기 치매에서는 발병 빈도가 적은 치매가 초로기 치매에서는 높은 비율로 나타난다.

초로기 치매는 조기진단이 어렵다. 일반 치매와 다른 증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치매의 주요 증상인 기억력 저하가 아닌 초로기 치매는 성격변화, 이상행동, 판단력 또는 실행능력 저하, 언어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첫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이유로 치매라 의심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젊다는 이유로 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젊은 나이일지라도 중요한 사항을 잊거나, 능숙하게 하던 일을 잘 하지 못하거나, 예전보다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쉽게 화가 나는 등의 증상이 지속될 경우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원인 질환을 감별하고 그에 알맞은 약물 또는 비약물적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초로기 치매가 위험한 이유는 일반적인 노인성 치매보다 뇌세포 손상이 빨라 더 위험하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에 다양한 평가를 통해 치료가 가능한 원인을 감별하고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로기 치매의 치료는 원인(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치매, 알코올성 치매)에 맞춰 약물치료로 진행된다. 또한 경도의 우울 증상, 배회 증상, 반복적인 질문 등은 비약물치료에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는 환경적, 대인관계적인 요소들을 면밀히 파악해 환자의 스트레스의 정도를 감소시킨다. 환자에게 익숙한 환경을 유지하며 환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편안한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로기 치매 예방법은 다른 치매와 특별히 다르지 않다. 운동을 생활화하고 걷기를 자주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적극적인 두뇌활동을 한다. 젊은 시절 공부를 많이 하고 두뇌를 많이 사용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치매의 위험이 낮다. 가능하다면 지속적으로 일을 하는 것도 좋다. 정신적인 사고와 집중력, 정확성과 시간적 기한을 요하는 일을 하는 경우 인지장애의 위험이 30% 낮아진다. 뇌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제때, 골고루, 적당히 먹는 것이다. 생선 채소 과일 등 항산화 물질과 뇌건강에 좋은 음식을 매일 먹을 경우 치매가 발생할 확률이 30%낮아진다.

강 교수는 “기저질환(고혈압 비만 당뇨 등)이 있을 경우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치매 발병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김규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