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 갈등, 통합선대위로 봉합 시도

2024-03-12 13:00:08 게재

김부겸·임종석·고민정 합류

‘비명계’ 줄탈락 비판 부담

더불어민주당이 12일 4.10 총선을 이끌 선대위로 이재명 대표, 이해찬·김부겸 전 총리를 축으로 한 ‘통합형 선대위’를 띄웠다. 공천과정에서 이 대표 체제와 대립했던 임종석·고민정 등 비명계 인사들이 합류하면서 표면화 됐던 내부갈등은 봉합 수순을 밟는 양상이다. 비명계 인사들의 줄탈락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상존하는 가운데 지지층 결집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부겸 전 총리가 11일 민주당 선대위원장 수락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10 총선 선대위 첫 회의를 열었다. ‘정권심판·국민승리 선거대책위원회’로 이름붙인 민주당 총선선대위는 이재명 대표와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상임선대위원장 3명을 축으로 공동선대위원장까지 30명이 넘는 대규모다. 기존 지도부와 안민석·박광온 등 경선배제·탈락·불출마 인사들과 영입인재 등을 포함했다. 선대위 실무를 담당하는 총괄선대본부 본부장은 5선의 조정식 사무총장과 불출마를 선언한 3선 김민기 의원이 함께 맡기로 했다. 민주당은 ‘혁신·통합·국민참여·정권심판’의 큰 틀에서 구성했다고 밝혔다.

공천과정에서 반발했던 비명계 인사들도 ‘통합·단결’을 주장하며 선대위체제에 합류하거나 공동행보를 예고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공천을 둘러싸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에 안타까움이 컸다”면서도 “작은 차이와 다름을 내려놓고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선공천에서 배제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모두가 아픔을 뒤로 하고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자”면서 “윤석열정권 심판을 위해 백의종군 한다”고 밝혔다.

공천 내홍 속에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던 고민정 의원은 11일 최고위에 복귀해 총선 승리를 위한 단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비명계 인사들의 이같은 입장변화는 친명-비명계 갈등이 야권 분열로 비치면서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정권심판론’이 약화되면서 야당내 위기감이 부각된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임종석 전 실장측 관계자는 “‘이재명이 흔들리면 민주당은 무너진다. 더 이상의 분열은 공멸’이라는 표현에 다 담겨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선대위를 축으로 지지층 결집은 물론 세력 확장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비명계 현역의원들의 잇단 공천탈락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여전히 부담이다.

서울 강북을 공천 경선에서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은 친명계인 정봉주 전 의원에게 패했다. 당원-유권자 여론조사에서는 앞섰으나 ‘30% 감점’ 조항에 따라 탈락했다. 또 대표적 비명계인 전해철 송갑석 의원 등도 감점을 안고 경선에 나서 압도적 차이를 보여야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경선승복을 선언한 상황에서 탈당 등은 없겠지만 지지층의 화학적 결합은 미지수이다.

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의 여야 공천평가 조사(9~10일, 1000명, 가상번호 CATI,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대한 긍정 평가는 43%, 부정 평가가 44% 로 비슷했다. 민주당 공천에 대한 긍정 평가는 36%, 부정 평가는 51% 였다.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는 86%가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 긍정평가한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민주당 공천에 67%가 긍정평가 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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