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146만명 힘모아

2024-03-20 13:00:22 게재

경주시, 내년 11월 개최지 유치 총력

대규모 국제행사 특화 지방중소도시

내년 11월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2025 APEC 정상회의’를 유치하기 위한 경북 경주시의 열기가 뜨겁다. 경주범시민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유치염원 서명운동을 벌인 결과 85일 만에 경주시 인구의 6배에 달하는 146만3874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경북 경주시는 국내 최고 관광명소인 보문관광단지를 내세워 내년 11월 개최될 예정인 ‘APEC 정상회의’ 유치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사진 경주시 제공

경주시는 경북도와 함께 지난 2021년 7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의향을 공식표명하고 ‘경주가 최적의 개최도시’라는 당위성을 홍보하며 총력전을 펴고 있다.

경주시는 2005년 부산 개최 이후 20년만인 내년 11월 국내 개최를 앞두고 유치전에 뛰어든 인천 부산 제주 등과 달리 대규모 국제행사에 특화된 지방중소도시라는 점을 강조한다.

◆중소도시 개최 성공사례 많아 = 경주시는 2020년 말레이시아 정상회의에서 무역과 투자 자유화에 중점을 둔 ‘보고르 선언’을 완료하고 새로 채택한 ‘푸트라자야 비전 2040’에 주목했다.

‘푸트라자야 비전’의 핵심 가치인 ‘포용적 지속가능한 성장’ 즉 ‘기회의 평등이 보장되는 지역균형발전 성장’에 주목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이는 윤석열정부가 주창하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잘 사는 지방시대’라는 국정목표와 일치한다는 게 경주시의 설명이다.

실제 멕시코 로스카보스(2002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2012년), 인도네시아 발리(2013년), 베트남 다낭(2017년) 등 역대 APEC 정상회의가 해외 중소도시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된 바 있다.

APEC 정상회의는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 세계 4강을 비롯 아시아태평양 연안의 21개국 정상과 각료 등 2만여명 이상이 한국을 방문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정부는 2005년 부산 개최 후 20년 만에 열리는 국제행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문화와 전통을 소개하고 개도국에는 한국의 경제기적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문화유산의 보고 = 경북도와 경주시는 정상회의가 단순 회의가 아닌 대한민국 5000년 역사문화와 한국의 경제발전상을 전 세계에 알리고 외교·경제·문화적 역량을 세계에 선보이는 자리라는데 의미를 두고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경주시는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발전된 문명을 내세우기보다 한 차원 높은 문화의 힘을 보여줄 계획이다. K-팝 K-드라마 K-무비 등 한류문화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선보인다는 복안이다.

경주시는 불국사 석굴암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4점을 비롯해 국가문화재 등 360점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유산의 보고다. 세계 여행객들의 바이블로 불리는 ‘론리플래닛’ ‘내셔널지오그래픽’ ‘타임지’ 등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꼭 가봐야 할 세계 100대 관광도시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소개되기도 했다.

◆준비된 국제회의 도시 = 경주는 2014는 국제회의도시로 지정되고 2015년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개관 이후 마이스(MICE)산업 활성화 전략을 펼치면서 국제회의 도시 위상을 구축해왔다.

APEC 교육장관회의, 세계물포럼, 세계유산도시기구 총회 등 다양한 분야의 대형 국제행사를 잇따라 개최하기도 했다. APEC 정상회의 개최장소인 보문관광단지는 숙박, 회의, 사무공간과 전시, 미디어센터 등 모든 주요시설을 가까운 거리에 배치 할 수 있어 정상회의 안전성과 편의성 측면에서 최고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인근의 포항경주공항을 비롯해 1시간대의 김해·대구·울산공항과 KTX경주역 경부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완벽한 교통체계도 갖추고 있다.

특히 회의장과 숙박시설을 비롯한 모든 시설이 3분 거리 이내에 위치해 이동 동선이 매우 짧다. 무엇보다 지형 특성상 호리병처럼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호텔 외에 고층빌딩도 없어 세계 최정상들의 경호와 안전에 최적화된 장소다.

◆대한민국 경제 기적 경험 공유 =

경주는 국제적인 관광도시이자 첨단과학산업 도시이기도 하다. 한수원 본사, 월성원전, 원전의 블루오션인 소형모듈원자로(SMR) 연구개발 전초기지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중수로해체연구원, 양성자가속기센터, 경주 e-모빌리티 연구단지 등 원전·미래차 첨단과학산업도시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 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업단지 유치로 한국의 원전과 에너지산업을 각국 정상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또 영남권 산업벨트의 중심허브로서 인접한 울산의 완성차와 조선, 포항의 철강과 2차전지, 구미의 전자와 반도체, 안동의 바이오산업 등과 연계한 다양한 산업시찰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기적 경험을 공유할 수도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지방화 시대 지역균형발전과 포용적 성장가치 실현에 최적화된 도시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려야 할 명분과 당위성은 충분하다”며 “성장 동력과 발전 가능성 면에서도 경주는 국내 어느 지역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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