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개화 빨라진다, 과일값 비상

2024-03-21 13:00:01 게재

봄철 기온 상승, 사과 11일 앞설 듯

냉해 피해 우려, 올해 사과·배 등 생산량 감소 예측

사과·배 개화시기가 빨라져 냉해 피해가 예상되면서 올해 과일 가격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우려된다. 사과·배는 지난해 봄철 개화기에 냉해를 입어 생산량이 줄어든데다 생산면적 감소 등으로 공급량도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가 물가안정 대책으로 지원금을 쏟아부으면서 일시적인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 생산되는 과일가격도 불안정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농촌진흥청 차세대 과원 시범단지에서 가지치기를 하는 모습. 사진 농촌진훙청 제공

21일 과수농가 등에 따르면 올해 사과 배 복숭아 등 주요 과일나무 개화 시기가 평년보다 크게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봄철 기온이 올라 개화시기가 빨라지면 4월 기온이 내려가 냉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봄에도 사과 배 농가의 냉해 피해가 컸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과수생육품질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올봄 과일나무 꽃 피는 시기가 평년보다 최대 10일 이상 빨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사과꽃은 최대 11일, 배꽃 9일, 복숭아꽃 12일 빨리 필 것으로 예측했다.

사과꽃(후지)이 활짝 피는 시기는 △경남 거창 4월 9~12일 △경북 군위·전북 장수 4월 10~13일 △경북 영주·충북 충주 4월 12~16일로 평년보다 최대 11일 빠를 것으로 예측됐다. 3월 기온이 높아 과일나무 꽃피는 시기가 빨라지면 4월 초 저온에 쉽게 노출돼 피해를 보기 쉽다.

배꽃(신고)이 활짝 피는 시기는 △울산 4월 2일 △전남 나주 4월 6일 △충남 천안 4월 11일경으로 평년보다 최대 9일 빠르게 나타났다. 복숭아꽃(유명)은 △경북 청도 4월 2~4일 △전북 전주 4월 5~7일 △경기 이천 4월 15~17일 △강원 춘천 4월 19~21일경으로 평년보다 최대 12일 빠르게 나타났다.

기상청은 3월 마지막주 기온이 평년(7.3~9.1℃) 수준을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과일나무 냉해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최근 주요 과일나무 개화가 빨라지면서 여름·가을 과일가격 상승을 동반하고 있다. 최근 5년간 2022년을 제외하고 과수 저온 피해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피해 규모도 2019년 1315㏊에서 2020년 7627㏊, 2021년 6616㏊, 2023년 9779㏊로 점차 커지는 추세다. 정부가 매년 과일가격 안정을 위해 수급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기후변화 등으로 조절 기능이 마비될 가능성도 높다.

농촌진흥청은 과일꽃 냉해 예방을 위해 과수원 꽃눈 상태를 자주 확인해 인공수분과 함께 화상병 약제 방제, 냉해 예방 영양제 살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저온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서 미세살수(물 뿌림) 장치, 방상팬(서리방지 팬) 등 예방시설도 미리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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