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해외수주 뒤늦은 ‘시동’

2024-03-22 13:00:02 게재

삼성엔지니어링 중동서 60억달러 수주

지난해보다 건수 늘어, 올해 중동 발주 확대

삼성엔지니어링이 중동에서 해외 수주 시동을 걸었다.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는 지난해초에 비해 대규모 프로젝트는 적지만 수주 건수가 많아지면서 뒤늦게 경쟁이 불붙었다.

22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현재(2월 29일 기준) 해외수주는 21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그러나 수주 건수로 보면 올해 13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지난해초 거대 프로젝트 수주가 몇건 있었던 점에 비해 올해초 해외수주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물량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초 해외수주 중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중동 화공플랜트와 현대건설이 수주한 불가리아 원자력발전소 건설 공사다.

삼성엔니지어링은 중동 화공플랜트 조건부 수주통지서를 접수하고 라마단 기간이 끝나는 4월 중 본계약을 체결한다고 공시했다. 화공플랜트 건설공사 수주금액은 60억달러(약 7조9000억원)로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수주한 해외사업 중 가장 큰 규모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수주 실적 예상치는 12조6000억원으로 목표액을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2월말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건설 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안에 2200메가와트(MW)급 원전 2기를 추가로 공사한다. 총사업비 18조7000억원 규모의 대형 수주다.

대우건설은 지난 1월 18일 이라크에서 첫 수주 소식을 알렸다. 이라크항만공사가 발주한 바스라 알포(Al Faw) 신항만 1단계 현장을 잇는 3.7㎞ 길이 둑길(causeway)을 조성하는 공사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수주했다. 공사비는 약 220억원 규모다.

이를 시작으로 국내 건설업계가 경쟁력을 가진 해외사업이 줄줄이 발주돼 올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 TPPI(약 35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 알루자인 PHD/PP(약 20억달러) 프로젝트도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발주가 계획된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할 경우 지난해 수주 부진을 극복하는 한편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건설사가 경쟁력을 가진 중동·아프리카(MENA) 지역 건설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올해 이 지역에서 수주 기대가 높아졌다.

해외건설협회는 “2023년 MENA 건설시장은 지난 10년 이래 최대인 총 2300억달러 계약고를 기록했고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10.2% 성장한 6098억달러까지 확대됐다”며 “2024년에도 전년도 최고 수준 이상으로 최대 2700억달러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시장규모도 전년도 대비 1.5% 성장한 7406억달러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김성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