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가전시장…2년째 매출 뒷걸음

2024-03-22 13:00:07 게재

GfK, 고물가 소비위축

“기술·혁신 중요한 해”

국내 가전시장 매출이 2년째 뒷걸음질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를 정점으로 수요가 급감하는 모양새다. 오랜 고물가 상황도 가전소비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수요조사 기업 지에프케이(GfK)는 “한국 대표 가전제품 38개를 분석한 결과 2023년 매출액이 2022년보다 12% 감소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판매량 기준으론 2022년보다 17%나 급감했다.

2022년 매출액이 전년대비 11%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2년째 감소세다.

지에프케이 측은 “고물가 상태에서 식음료 등 밥상물가가 치솟으며 상대적으로 지출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가전부문에서 소비자수요가 급속히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0년(17%)과 2021년(온라인 22.7%) 코로나로 이례적 성장률을 기록한 가전시장은 2022년부터 엔데믹(풍토병화)과 함께 코로나 특수는 사라지고 기저효과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 감소세는 다소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상반기에 14% 감소한 가전 매출액은 하반기엔 9%(2022년 대비 매출금액 기준) 감소로 둔화했다. 그러나 10%에 가까운 감소율로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또 오프라인 매출과 함께 온라인 채널(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종합몰 TV홈쇼핑)도 두자릿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2년에만 해도 -3%의 성장률(2021년 대비 매출금액 기준)을 보이며 오프라인(가전전문점 대형마트 백화점) 대비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온라인 채널마저 2023년 12%나 급감했다. 제품과 판매망 관계없이 가전시장 전체로 소비위축이 심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에프케이 관계자는 “2024년 1분기에도 식료품 가격이 크게 뛰어오르며 빠른 물가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가전시장으로 향하는 소비자 수요는 계속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생활에 확실한 변화와 가치를 전달하는 제품엔 지갑을 열고 있어 기술력과 혁신이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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