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 미국 제재에도 대미 수출 62% 증가

2024-03-22 13:00:16 게재

1~2월 무역 데이터

대아세안 10개국 무역

전년 대비 58.1% 늘어

중국의 기술허브 선전시가 전기자동차 수요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포함된 국가들과의 무역에 힘입어 올해 1~2월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선전의 긍정적인 1~2월 무역 데이터가 지정학적 장애와 서구의 기술 견제를 막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올해 중국 정부의 5%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 좋은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실었다.

지난 1월 15일 중국 광둥성 선전의 샤오모 국제물류항에 유럽으로 수출될 비야디(BYD) 차량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19일 발표된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1~2월 두달 동안 선전시의 수출 규모는 4414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1% 증가했다. 수입액은 31.9% 증가한 2337억4000만위안을 기록했다.

미국 제재를 받고 있는 IT기업 화웨이와 텐센트, 전기차 제조기업 비야디(BYD), 드론 제조업체 DJI의 무역 총액은 675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다.

이 수치들은 모두 위안화 기준으로 발표됐다.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1~2월 무역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8.1% 증가한 1069억2000만위안을 기록하면서 선전의 최대 무역 파트너가 됐다. 그 다음은 홍콩, 미국, 유럽, 대만 순이었다.

중국 세관당국은 구체적인 무역 거래액은 밝히지 않고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62.4%, 대유럽 수출은 20.9%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중심의 무역 네트워크로 경제를 연결하는 일대일로 참여국과의 무역은 전년 동기 대비 57.8% 증가한 2491억위안에 달했다.

민간기업의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72.4% 증가하며 성장을 주도했다. 전체 무역에서 선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71.6%로 전년 동기 대비 11.4%p 늘었다.

광저우 소재 싱크탱크인 광둥개혁학회의 펑펑 회장은 “대미 수출이 이렇게 많이 반등한 것은 정말 인상적”이라면서 “일반적으로 아세안으로의 수출 증가는 미국으로의 수출 감소와 같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펑 회장은 “선전의 수출 반등이 기업 신뢰도를 높이고 단기적으로 공급망 변화로 인한 고통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음 단계는 미국 대선 이후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정학적 지형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전은 중국 최고의 수출 도시이자 201만개의 기업이 위치한 곳으로, 이 가운데 99%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선전은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기술 패권 전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화웨이, DJI, 반도체 디자이너 코라드 테크놀로지, 안면인식 기술 공급업체 코버 등 선전의 기업들을 수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중국의 공급망에 대한 노출을 줄이려는 미국의 기술 봉쇄 조치는 올해 중국 경제가 직면한 대외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켰다.

1~2월 선전의 수출액 중 기계 및 전기 제품은 2955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30.2% 증가했다.

국영 매체인 선전특구일보가 BYD 관계자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올해 1~2월 두달 동안에만 전 세계적으로 3만6700대의 신에너지 차량을 수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22% 증가한 것이다. 이 매체는 이러한 수요가 관련 부품 및 재료의 판매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보도했다.

선전의 1~2월 무역량은 전체의 73.9%를 차지하는 상위 10개 수출 대상국 모두에서 증가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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