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권 가진 이재명, ‘또’ 박용진 배제

2024-03-22 13:00:31 게재

'친명' 한민수 대변인 공천 결정

정봉주 이어 조수진 후보 사퇴

성폭력 변호, 2차 가해 논란

더불어민주당 조수진 후보가 결국 사퇴했다. 하지만 서울 강북을 지역구의 빈 자리는 박용진 의원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친이재명계인 한민수 대변인이 공천됐다. 전권은 이재명 대표에게 있었다.

22일 민주당 관계자는 “조수진 후보가 사퇴한 강북을 후보로 이재명 대표가 한민수 대변인 공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안규백 전략공천위원장은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전권은 이재명 대표에게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박용진 의원이 후보가 될 가능성은 0%”라고 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전반적인 내용 자체가 후보에 대한 흠결과 하자로 인해서 발생된 요인이기 때문에 제3의 인물이 가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기존의 당무를 잘 알고 그리고 이제 지금 선거가 본격 시작되기 때문에 현장에 바로 투입해도, 조직을 장악하면서 당원과 유권자를 아우를 수 있는 그런 경험칙이 있는 사람이 가장 유리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오늘 후보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서류를 준비하기에 시간이 빠듯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후보로 나섰던 인사들 중에서 고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에게 오랫동안 쓴소리를 내왔던 대표적인 비이재명계의 박 의원은 현역의원 평가 결과 하위 10%에 속해 경선 득표에서 30% 감산 조치를 받은 가운데 정봉주 전 의원, 이승훈 당 전략기획부위원장 간 3인 경선을 거쳐 결선을 치렀고 ‘친이재명계’인 정 전 의원에 패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15년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의 목함지뢰로 피해를 본 장병들에게 허위로 사과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당은 지난 14일 그의 공천을 취소했다.

당시 박 의원의 공천 승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민주당은 ‘경선이 이미 마무리돼 차점자에게 공천할 수 없다’며 형평성 논란에도 박 의원 배제기조를 이어갔다.

재차 공천 신청을 받아 박 의원과 조 변호사 간 경선이 이뤄졌는데 ‘강북을 당원투표 30%, 전국 당원 투표 70%’를 적용하면서 ‘국민경선제도’에 어긋난다는 비판과 함께 ‘강북을 지역구 의원을 왜 전국 당원이 뽑느냐’는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비명계’로 당원들에게 찍힌 박 의원은 결국 조 변호사에게 패했다.

하지만 조 변호사는 강북을 후보로 확정한 지 사흘만인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퇴 의사를 알렸다. 그는 “저는 변호사로서 언제나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국민께서 바라는 눈높이와 달랐던 것 같다”고 했다. “제가 완주한다면 선거 기간에 이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도 했다.

조 변호사는 후보직 확정 직후부터 변호사 시절 다수의 성폭력 피의자를 변호하면서 피해자에게 2차 가해했던 사례와 성폭력 피의자의 법망 회피 기술을 안내하는 등의 행위가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정치네트워크는 지난 19일 성명에서 “조 변호사는 블로그에 ‘여성이 거절의 의사를 표현했어도 실제는 관계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사회 통념을 소개해 피의자 입장에서 유불리를 조언했다”며 “성폭력 피의자들에게 법망을 피하는 기술을 안내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고 했다.

조 변호사의 행보는 이재명 당대표가 수용 불가능한 영역으로 꼬집은 ‘약자에 대한 조롱이나 비판, 비난’의 범주에 들어갈 만한 것으로 평가됐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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