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수익구조로 성장하며 27년 연속 현금배당”

2024-03-29 13:00:06 게재

박찬도 KSS해운 사장

주주환원·투자금확보 균형 추구

탈탄소 암모니아추진선 개발 중

KSS해운은 27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보통주(액면가 500원) 1주당 350원의 현금 배당을 승인했다. 27년 연속 현금배당이다.

내일신문은 지난 21일 박찬도(52) 사장과 인터뷰에서 27년 연속 배당의 비결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주총 이후 한 차례 보충했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암모니아 운송선을 보유하고 있는 KSS해운은 창업자 박종규 고문의 뜻에 따라 전문경영인 체제, 이익공유제 등을 통해 직원이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하고 있다. 박 고문이 1995년 3월 사임한 후 박 사장까지 5대째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박 사장도 사원으로 입사해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3월 사장에 올랐다.

●27년 연속 현금배당을 실시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통해 계속 성장해 온 것이 기본이다. 중장기 전망에 기초해 장기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에 기초해 또다시 신규 투자를 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의 선순환을 이끌어내고 있다.

우리는 수익이 나면 일부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상장회사로서 사회환원하는 1순위는 배당이다.

임직원들의 주인의식도 지속적 현금배당을 가능하게 한 힘이다. 임직원들도 우리사주(지분율 12%)를 통해 주식을 소유하고 있고 이익공유제를 통해 투명하게 회사의 성과를 나누고 있다.

임직원의 성실한 업무 수행은 매출 향상에도 도움되지만 선박 사고 등 불필요한 비용을 막아 손실을 줄이고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당기순익이 줄었는데 배당액은 같다. 이유는

2023년 당기순이익은 금리인상 등 요인으로 2022년보다 줄었지만 주주 친화정책 차원에서 1년 전과 같이 주당 350원으로 결정했다.

전체 배당액은 당기순이익의 46% 수준이다. 앞으로도 회사의 실적과 투자기회 등을 고려해서 주주환원과 투자를 위한 유보금 확보 사이에서 균형을 이뤄가며 배당을 이어갈 예정이다.

●긴 시간 계속 이익을 내고 성장한 비결은

우리가 주력하고 있는 석유화학 케미컬 가스 등 화물시장의 특징이 있다. 일반 상품을 다루는 컨테이너나 원자재 등을 운송하는 벌크(건화물)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변동에 덜 민감하다. 에너지는 꾸준히 사용해야 하는 필수품목이다. 경쟁도 좀 덜한 편이다. 이 시장 속에서 우리는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우리 회사 체제의 특징에 따라 직원들이 장기근무를 하게 되니까 노하우나 네트워크도 잘 유지·축적된다.

얼마전 액화석유가스(LPG) 관련 국제회의에 다녀왔는데 많은 기업들이 우리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화주들에게 화물을 제 시간에 운송하고, 하이어(운항원가)도 합리적이고, 실적도 좋으니 시장 참여자들이 우리를 선호하는 것 같다.

●이익공유제는 무엇인가.

2015년 5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에서 평가계정, 1회성 손익 등을 가감해 산출한 순성과이익의 일부를 재원으로 사용한다.

임직원들은 회사의 성과에 따라 본인이 받게 되는 이익배당금을 투명하게 알 수 있다. 부서별 팀별 차별없이 같은 비율로 지급하는데 회사의 손익이 본인이 받게 될 이익배당금에 미치는 영향을 알게 되니 주인의식도 높아진다. 이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부서간 벽을 허물어 원활한 업무협의를 가능하게 한다.

이익이 나면 공유하고 이익이 줄거나 적자가 나면 배당금도 줄어들거나 없어지게 되니 회사 입장에서는 불황 때도 고용을 유지하고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코로나 이후 영업이익 성장세가 그 전보다 더 뚜렷한데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액은 3240억원, 4454억원, 472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581억원, 695억원, 88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은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계약의 97%는 수익률이 정해진 장기운송계약이어서 예측가능하다.

우리는 2010년대 초반 이후 주력 사업인 LPG운송시장 성장과 더불어 초대형LPG운반선(VLGC)을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여기다 펜데믹 이전 발주한 선대들이 코로나 기간에 인도되며 성장세를 더했다. 코로나 펜더믹 기간에도 주력 화물인 LPG가 미국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달성했다.

우리가 보유한 선박들의 경쟁력도 뛰어나다. VLGC는 15척 규모로 글로벌 선사들과 경쟁하고 있는데, 평균선령 6년 미만의 젊은 선형이다.

주요 정체 구간인 파나마 운하에서 옛 운하와 새 운하를 모두 통과할 수 있는 올드 파나막스 VLGC도 7척 있어 고객의 운항효율을 높이고 운송비용을 줄일 수 있다.

●탈탄소 대응까지 포함한 향후 선대 투자 계획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도 공개했는데 2030년에 2008년보다 탄소배출량을 43% 줄이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계획을 한국선급과 함께 마련해 진행 중이다. 이에 맞게 선박엔진도 교체해 나갈 것이다. 향후 10년간 암모니아추진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스위스 선박엔진기업 윈지디와 암모니아추진엔진을 공동개발 중이다. 우리는 국내에선 유일하게 암모니아 운송선을 보유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주로 비료 원료로 거래되고 있지만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로 시장이 확대되면서 물동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액화가스화물 운송에 특화된 역량을 발휘해 액화이산화탄소(LCO2) 에탄 수소 등 탈탄소 흐름 속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에 대한 기술개발도 진행하며 선대를 확장할 계획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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