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동산 부실 위험' 커져, 해외당국도 관리·감독 강화

2024-04-12 13:00:06 게재

금감원, 해외부동산 투자 DB구축

EU은행 부실채권 12.1% 증가

국내 금융권의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 위험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투자 부동산에 대한 개별 리스크 확인에 나서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부동산에 대한 단일 투자 건과 함께 복수 자산 투자가 이뤄진 블라인드펀드 투자까지 구체적인 투자처를 확인하고 있다.

국내 금융당국 뿐만 아니라 해외 금융당국도 금융권의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금융회사의 건전성 악화 등 또 다른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고 보고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권의 해외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 투자한 개별 부동산에 대한 DB를 구축했다.

주요 투자 물건에 대한 내용은 포함됐지만 규모가 작은 부동산 등에 대해 추가적인 보완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 금감원 해외사무소와 DB를 공유하고 해외사무소 직원들이 관련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매월 업데이트하고 있다.

금감원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부동산 투자가 미국과 유럽에 집중해 있다는 점에서 관련 시장 변화를 밀착 모니터링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보다 유럽에서 기한이익상실(EOD, 만기 전 대출 회수)이 발생하고 있어서 유럽지역의 부실위험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이달 초 유럽 은행감독청(EBA)은 EU은행들의 지난해말 전체 상업용 부동산(CRE) 대출 및 부실채권(NPL)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12.1% 증가했다고 밝혔다. NPL비율은 4.3%로 0.4%p 상승했다.

EU은행들의 지난해말 기준 전체 CRE 대출규모는 1조3521억유로(한화 약 1984조원), 부실채권 규모는 576억유로(84조원)에 달했다.

그 중에서도 독일 은행들의 부실이 컸다. 독일 은행들의 지난해말 기준 CRE 대출규모는 2832억유로(415조원)로 전년 동기(2754억유로) 대비 2.8% 증가했으며, 부실채권 규모는 136억유로(20조원)로 전년 동기(57억유로) 대비 138.6% 급증했다.

프랑스 은행들의 부실채권 규모도 91억유로(13조원)로 전년 동기(81억유로) 대비 12.3% 증가했다. 다만 이탈리아와 스페인 은행들의 부채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감소했다.

지난달 ECB(유럽중앙은행)는 직접 감독대상인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들(SIB)를 상대로 올해 CRE 대출 위험 관리를 중점 감독사항으로 설정하고 상시감시와 현장검사 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IB의 총 CRE 대출 중 8%(1120억유로)는 만기 일시상환 구조로 향후 2년 내에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ECB는 우선 은행들이 CRE 대출 고객들과 적극 협의해서 재융자 관련 정확한 위험 등을 평가하고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CB 감독대상 은행은 유로존 109개, 비유로존 1개 등 110개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이경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