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도 못한 ‘4.16 생명안전공원’

2024-04-15 13:00:01 게재

사업비 협의 등 지연

오는 10월 착공 예정

당초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행사에 맞춰 완공될 예정이던 ‘4.16생명안전공원’이 아직 착공도 못한 상태다. 정부와 경기 안산시는 오는 10월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지만 그마저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안산시민들은 우리의 기억이 퇴색하지 않도록 생명안전공원을 조성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량유원지 내 건립 예정인 ‘4·16생명안전공원’ 설계공모 당선작. 안산시 제공

14일 경기 안산시 등에 따르면 사업비 증가에 따른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등으로 지연된 ‘4.16생명안전공원’이 오는 10월 착공될 예정이다.

생명안전공원은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정부와 안산시가 공동으로 단원구 화랑유원지 내에 조성할 계획이다. 당초 연면적 9962㎡ 규모로 설계된 이 공원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봉안시설을 포함해 추모공간, 문화·편의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미국 뉴욕의 9.11 메모리얼파크 같은 개념의 추모공원을 조성하자는 취지다.

당초 2021년 착공해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념식에 선보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비 협의 과정 등이 지연되면서 애초 453억원이었던 총사업비가 건축비 상승 등의 여파로 5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기획재정부의 규정상 사업비 적정성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정부와 안산시는 6개월 간 검토를 거쳐 지난 2월 최종 변경안에 합의했다. 건축물 연면적을 7377㎡로 20%가량 줄이고 사업비는 509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이다. 안산시는 이에 따라 바뀐 설계내용을 반영해 후속 행정절차를 거쳐 오는 10월 착공, 2026년 말쯤 완공할 방침이다.

하지만 올해 10월 착공도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강태형(안산5) 경기도의원은 지난 9일 자료를 내 “경기도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착공 예정이라고 돼 있으나 이 또한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정부 등의 추진 의지에 의구심을 표시했다. 강 의원은 “4.16생명안전공원은 단순히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공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비극적인 참사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고 안전사회를 조성하겠다는 국가의 다짐이자 국민이 새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과 시민들로 구성된 ‘세월호참사10주기안산위원회’도 지난 8일 안산 단원고 앞에서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 선포식’을 열고 “세월호 참사를 끝까지 기억하기 위해 4.16생명안전공원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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