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해 경찰 수사기간 획기적 단축”

2024-04-18 13:00:14 게재

과학치안 R&D 성과 전시회 열려

보이스피싱 조직 추적기술도 소개

방대한 양의 수사자료를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분류·분석해 수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경찰청은 1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제2회 과학치안 연구개발(R&D) 성과 전시회’를 열어 성과물 중 하나인 ‘AI 수사자료 분석 시스템’을 공개했다.

기존 수사에서는 통신사·금융기관별 많은 양의 수사자료를 수사관이 일일이 수기로 정리·분석해야 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AI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수사자료를 범죄 유형에 맞춰 표준화하는 작업과 상관관계 분석, 용의자 식별, 시각화 분석, 보고서 생성 등의 업무를 손쉽게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사자료 분석과 용의자 추적·검거가 신속하게 이뤄져 수사 지연으로 생기는 국민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것이 보이스피싱 추적차량’ 김용대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과학 치안 연구개발(R&D) 성과전시회에서 보이스피싱 추적차량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전시회에서는 ‘이동통신 악용 보이스피싱 대응 기술’도 소개됐다. 이동통신망 내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추정되는 회선을 감지하고 중국 등 해외 IP를 추적해 범죄조직의 본거지를 찾아내는 기술이다. 특히 보이스피싱 범죄에 쓰이는 국내 불법 콜 중계기를 추적하는 ‘보이스피싱 콜 중계기 추적 차량’도 실용화를 준비 중이다.

또한 폐쇄회로(CC)TV 영상 속에서 아동학대 의심 부분을 검출·요약할 수 있는 ‘아동학대 영상분석·요약 시스템’과 ‘겹친 지문 신속분리 시스템’ 구조요청자 및 신변보호대상자의 위치를 신속하게 탐지하는 ‘스마트폰 정밀 측위 기술’ 등 국민 안전과 관련된 신기술이 공개됐다.

이 기술들을 활용하면 은 아동학대 사건의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또 구호대상자의 신원을 확인하거나 실종자 수색에 투입하는 경찰 인력과 수색 시간을 줄일 수 있어 두터운 국민안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당장 상용화는 어렵지만 미래 치안 현장에 활용하기 위한 도전적인 사업들도 공개됐다.

평소에는 액체 상태지만 힘을 가하면 경화하는 비뉴턴 유체의 성질을 이용해 강력범죄자를 제압하는 ‘용의자 검거용 비뉴턴 유체 발사 시스템’이 대표적 사례다. 또 부족한 경찰 인력을 보조하며 순찰 활동을 벌일 것으로 기대되는 ‘4족 보행 순찰 로봇’ 등도 함께 전시됐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개회사에서 “과학기술을 통해 경찰업무 전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려는 ‘과학치안’의 노력이 속속 결실을 보고 있다”며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외국 연구기관과의 협력 범위를 확장하는 글로벌 R&D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치안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과학기술을 통한 국민 안심사회 실현은 정부 R&D 투자의 중요한 목표”라며 “연구성과가 치안 현장에 빠르게 확산·적용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19일까지 3일간 열리며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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