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만요트경기장, 요트 ‘몸살’

2024-04-29 13:00:01 게재

광장 등 80여척 무단점거

5월말 이후 행정대집행

전국 최대 요트 계류시설인 부산 수영만요트경기장에 주인 없는 요트들이 육·해상 계류장은 물론 주차장까지 무단 점유하고 있어 부산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영만요트경기장 주인 없는 요트들로 몸살 부산 해운대 수영만요트경기장 내에 주인 없는 요트들 84대가 허가 없이 계류장 및 주차장은 물론 광장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 부산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 제공

부산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29일 ‘요트경기장 소유자 미확인 무단계류 선박 자진반출 요청 및 미반출시 행정조치 추진 계고 공시송달’을 공고한다고 밝혔다.

체육시설관리사업소가 확인한 수영만요트경기장 내 주인 없는 요트들은 총 84대에 달한다. 대부분 요트들은 동편 및 서편에 각각 위치한 육상계류장을 무단 점거하고 있다. 주차장은 물론 광장에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는 요트들도 여럿 있다. 해상계류장도 마찬가지다.

요트경기장 내 육상 및 해상 계류장은 공유재산으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허가를 받고 사용해야 한다. 계류장 이용료는 요트 크기에 따라 차이가 난다. 길이 6m 미만은 월 20만원 이내지만 이를 넘어가면 월 평균 40만원 대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이들 요트들의 총사용료는 월 3000만원 대로 연간 4억원 가량이 된다.

무단점유 요트들이 계류장을 점유하면서 정상적인 계류시설 이용자들은 애꿎은 피해를 입는다. 무단 점유 요트들은 수선이나 태풍, 장기 미사용 등을 대비해 사용하는 육상계류장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포화 상태인 해상계류장도 요트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요트끼리 충돌 가능성은 물론 고정석으로 지정된 계류장까지 침범한 상태다.

사업소는 5월 말까지 공고기간 동안 자진반출 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해당 요트들을 다른 장소로 강제 이전시키고 요트를 고정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물들은 철거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골칫거리다. 요트경기장 내 보관장소가 없을뿐더러 제3의 다른 장소로 이동할 경우 이동 비용은 물론 이 과정에서 추후 파손 등에 따른 시비거리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부산시 체육시설사업소 관계자는 “소유자가 확인되면 변상금 처리 등을 할 수 있지만 미확인된 요트는 안전문제나 민원시비도 있어 강제 이동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수영만요트경기장은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요트경기를 위해 지어졌다. 해상은 293척, 육상은 155척을 수용한다. 사업소 측은 이미 포화 상태인데다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 계류장 자리가 비더라도 새로운 요트는 수용하지 않고 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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